새벽부터 서둘러 준비를 해서 올해 들어 첫 번째 캠핑을 왔습니다. 아이들은 봄 바다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다는 게 신나는지 몸도 마음도 목소리도 통통통 가볍고 경쾌하게 들떠있었습니다.
오후 4시까지는 첫 번째 여정지인 대부도에서 게도 잡고 새우, 소라게, 조개를 잡으며 놀았습니다.
갑작스럽게 더워진 날씨에 아이들과 혹은 부모님, 연인과 함께 놀러 온 사람들로 넓은 백사장이 꽉 찼습니다. 오랜만에 부드럽고 포근한 갯벌을 맨발로 밟으며 걷는 바다는 포근하고 따뜻했습니다
제부도
오후 5시쯤 다시 제부도로 들어와 아이들과 해변도 걷고 조용히 물들어가는 석양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행복한 시간도 가졌습니다. 바다와 하늘이 하나처럼 흡수되는 광경은 그 어떤 말보다 마음을 움직이고 자연과 하나 됨을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아직 사월. 봄이 느리게 가는 곳엔 올 해의 마지막 산 벚꽃이 환하게 남아 있었습니다.
봄, 밤바다에 불꽃을 새기며
밤이 되자 북적이던 사람들은 모두 집으로 돌아가고 작디작은 집 하나, 백사장 한편에 세워둔 채 밤바다에 불꽃을 피웠습니다. 잔잔한 파도소리, 아직 주위를 배회중인 갈매기 소리 이외에는 밤을 방해하는 무엇도 없었습니다. 도시에서 느끼지 못한 생생한 밤을 느끼며 작은 불 밝혀 이 밤을 기억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