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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혜연 May 19. 2024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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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무리한 스케줄 탓인지 오늘 아침부터 몸이 무거워 일어나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첫째, 둘째 똥그리들은 일요일 아침에 꼭 하고 싶은 일들이 있었다. 보고 싶은 책이 있는 첫째는 도서관에 가고 싶고 둘째는 은색, 금색 색종이로 꽃을 접어 엄마에게 선물해주고 싶다고 했다. 연일 무리한 신랑은 일요일에 늦잠을 자고 싶다고 해서 몸이 으슬으슬한데도 무시하고 아이들과 자전거를 타고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고 돌아오는 길에 다이소에 들러 색종이를 골라왔다. 점심이 넘어 집에 도착하니 긴장이 풀린 건지 몸이 움직일 수 없이 무거워 아이들을 부탁하고 잠을 자기 시작했다. 자고 나면 괜찮을 거라 생각했는데 일어나서도 계속 누워만 있고 싶고 온몸이 아팠다. 신랑이 열을 재보더니 미열이 있다며 쉬라고 하고 밖에 나가 내가 좋아하는 팥죽을 사다 주었다. 

저녁까지 너무 아픈데 새벽에 일어나지 못해 못 그린 그림이 생각나서 그림을 그리며 이렇게 까지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림을 그리면서 아픈 게 많이 안 느껴지고 집중하며 색이 주는 에너지를 받을 수 있었다. 때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마무리하는 것에서 작은 쾌감과 함께 해냈다는 위로를 받게 되는 일도 있는 것 같다. 아픈 나를 위로해 주는 가족과 그림이 있어 힘을 얻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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