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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혜연 May 18. 2024

일상의 즐거움

일상의 즐거움

어제와 오늘을 비교하자면 사실 별반 다를 게 없다.

 아이들과 함께 일어나 아침으로 샌드위치를 먹고 축구를 하러 가고 점심엔 텃밭에 가서 상추와 아욱을 한 아름 따와 세입자분들과 바둑 선생님에게 나눠드렸다. 농약이나 비료 없이 키우니 정말 사 먹는 것과는 다른 부드럽고 연한 맛이 일품인 상추가 되었다. 바둑을 배운 후엔 체스도 배우고 싶다고 해서 토요일엔 3시간씩 바둑과 체스 수업을 받는다. 그렇게 오후까지 수업을 받고 와서 이른 저녁을 먹은 후 요즘 잠실대교에서 토요일마다 열리는 드론 공연을 보러 갔다. 집과 가까워 자전거를 타고 갈까 하다가 조금 늦은 것 같아 차를 타고 이동했더니 아뿔싸 사람과 차가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 한강으로 들어가는 길은 주차장이 되어 옴짝달싹 못하고 있었고 대교 위에는 사람들의 긴 행렬이 이어지고 있었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어 위험해 보이기도 했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한껏 받는 공연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지기도 했다. 

줄을 서서 가다가 공연시간이 돼서 한강까지 가는 대신 대교 위에서 공연을 보기로 했다. 



잠실대교 위에서 바라본 드론 쇼

저녁 8시.

노을이 지고 있는 잠실대교 위 하늘에 수많은 드론의 불빛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점점이 작은 불빛들이 날아다니며 한순간에 다른 그림들을 만들어내는 모습이 생각 이상으로 장관이었다. 아이들도 신기해하고, 어른들도 드론이 만들어내는 그림들에 연신 탄성을 지르며 공연을 즐겼다. 

그렇게 가까스로 15분 간의 드론쇼를 보고 나서 석촌호수로 향했다. 내일이면 호수의 피카추 인형이 철거가 되기 때문에 오늘 밤이 마지막으로 볼 수 있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아이들과 사진도 찍고, 간식도 사 먹고, 계단에서 가위바위보 게임도 하며 불타는 토요일밤을 보냈다. 한 가지 아쉬운 건 호수 근처 놀이터에 주차해 놓은 우리 차에 딱지가 떡~~~ 하니 붙어있었다는 것. 그것 빼곤 완벽한 주말밤이 되었다. 


어제와 다를 바 없는 하루였지만 오늘이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건 행복해하는 아이들의 웃음과 좋은 추억 하나를 더한 것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일 것이다. 함께 걷고, 먹고, 나누고, 쌓아가는 것. 이것이 우리의 인생을 더 풍요롭게 살 수 있는 비결이 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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