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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혜연 Oct 04. 2022

가을 단장

나를 더 가꿔야 할 시간

가을 단장

옷장에서 긴 팔 옷을 꺼내고

여름 내 열어두었던

창문을 닫았다


밖에서 키우던 화분을

안으로 들이기 위해

꽉 차 있던 물건들을  치우고

자리를 마련했다


무언가를 들인다는 것은

그것만큼의 자리가

필요하다


가을비가 온 후로

감은 더욱 달아졌고

낙엽은 빠르게

떨어졌다


겨울은 순식간에

문지방을 넘어

모든 것들을

식혀버릴 것이다


가을,

사는데 게을러지지 않도록

나를 더

단장해야 할 시간.






집안과 밖을 정리하다 문득 현관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본다

그 사이 흰머리가 더 많아졌고 살집도 붙었다


겨울잠이 필요 없는 나.

축 처진 팔뚝 살로 날개를 만들 이유가 아니라면

이젠 좀 빼야 한다. 요즘 그림 그리고 글 쓴다는 핑계로 계속 앉아있다 보니 몸이 무겁다. 그 이유 때문인지 평발인 나는 밤이 되면 발이 많이 붓는다. 어제도 신랑이 밤에 마사지를 해주며 발이 부은 것도 있는데 살도 더 찐 것 같다는 무시무시한 진실을 말해줬다.

살이 찌니 몸도 무겁고 피로감도 더 빨리 느껴진다. 그래서 더 쉽게 지치는 것 같다. 지금 나에게 있어 내 인생의 계절은 봄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시작한 그림과 글이 있고 아직 어린 두 똥그리들이 있다. 씨앗을 뿌리고 가꾸어야 할 시기에 몸의 건강이 가장 기본일 것이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기본을 탄탄히 하는 것이라면 그것을 충실히 쌓아놓고 싶다. 그래야 열매를 맺는 가을에  수확하는 재미를 충분히 즐길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지금 당장 계단 오르기부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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