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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혜연 May 22. 2024

가끔은 실수를 통해 완벽해질 수 있다

가끔은 실수를 통해 완벽해질 수 있다

아이들이 학교에 간 후로는 다양한 학부모 수업이 안내되고 있습니다. 안내장을 꼼꼼히 봐뒀다가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혹은 양육에 도움이 될만한 수업을 찾아서 듣곤 합니다. 최근에 학부모 발명교실이 아주중학교에서 열려서 신청을 하고 오늘부터 3일간 수업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김병오 선생님의 강의가 있었는데 2시간을 쉬는 시간도 없이 열정적으로 수업해 주셨습니다. Z세대와 알파세대의 특성과 앞으로의 교육 방향에 대한 말씀도 해주시고 빠르게 변해가는 시대에 발명의 필요성에 대한 이야기를 지루하지 않고 재밌게 강의해 주셨습니다. 수업 내용 중에 바이센테니얼 맨(Bicentennial man)이라는 영화를 추천하셔서 수업이 끝난 후 유튜브로 검색했더니 영화를 요약한 영상이 있어 보았습니다. 요즘 AI가 급속도로 발전하게 되면서 인간에 대한 정의가 궁금했던 찰나에 휴머노이드 로봇이 인간의 감정을 얻고 유머를 배우고 자유를 찾는 과정과 결국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마지막을 함께 하기 위해 200년의 생을 마감하는 과정을 잔잔하게 따라가는 이야기가 퍽 인상 깊었습니다. 영화에서 기계인 휴머노이드는 새로운 것을 창작을 하고, 경제적 기초를 마련하고 독립하여 자유를 선언합니다. 또한 자신의 일에 책임을 지며 인간이 느끼는 기쁨과 슬픔, 즐거움과 식욕, 욕정과 같은 감각을 가지게 되었는데도 인간으로서 인정받지 못합니다. 그러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늙는 것을 택하고 영화의 끝에 그가 노환으로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에서 드디어 세상으로부터 인간임을 인정받습니다. 


요즘처럼 진일보하는 시대에 만들어진 인간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닐 수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 세대에는 죽음도 티켓처럼 사야 하는 때가 올 수도 있다는 상상도 해봅니다. 어쨌든 제가 영화를 보는 동안 좋았던 장면은 휴머노이드를 사랑한 여자가 완벽한 인간이 되고 싶은 그에게 '시도하고 실수하라'라고 말하는 대목이었습니다. 인간은 실수를 통해 완벽해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요. 


요즘 자꾸 움츠려 들고 자신감이 바닥을 치며 더 이상 시도하고 싶지 않고, 실수할까 두려운 마음으로 주저앉고만 싶었는데 그런 마음 때문인지 그 대사가 깊이 와닿았습니다. 

영화를 본 뒤, 몇 달 전부터 초대받았던 비즈니스 클럽에 가야겠다는 결심을 완전히 굳히게 됐습니다. 그동안은 아직 준비되지 않은, 나의 허약한 부분만 보이고 지금 서 있는 자리가 안갯속 같아 자신감이 없어 망설이고 망설이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인간이 되기 위해, 더 성숙한 사람이 되기 위해 시도하고 실수해 보기로 했습니다. 어쩌면 시도하고 실수를 하고, 또다시 시도하는 과정안에서 완성되어 가는 인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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