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혜연 May 28. 2024

새 이빨 다오!

새 이빨 다오!

늦은 생일인 둘째는 지금까지 유치가 하나도 빠지지 않아 내심 영구치가 늦을 거라 안심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웬걸. 애기 손톱만 한 앞니가 흔들리기에 만져봤더니 아직 이가 빠지지도 않았는데 뒤에서 영구치가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급하게 오늘 치과에 가봤더니 어금니도 벌써 나서 충치가 생겼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습니다.


 치아도 유전이 되는지 저와 신랑, 모두 이가 안 좋아서 고생인데 두 아드님들도 충치가 가득이어서 걱정입니다. 그나마 둘째의 이가 늦게 나는걸 다행이다 생각했는데 중요한 어금니가 썩고 있었다니 걱정입니다. 치과 가기 전부터 이 빼는 거 무섭다던 둘째는 언제 이가 빠지는 줄도 모르게 의사 선생님이 깔끔하게 제거해 주셨습니다. 


어렸을 적, 우리 형제는 부모님이 모두 이를 빼주셨는데 그때마다 별별 방법이 다 있었습니다. 이빨에 실을 묶고 문고리에 고정시킨 후 문을 확 닫거나 무시무시한 펜치로 확 뽑거나 아무에게도 안 알리고 혼자서 이빨을 이리저리 흔들어 대다 무심코 훅 빠지는 날도 있었죠. 그럼 그 이를 지붕 위로 던져서 까치에게 새 이를 달라고 노래를 불렀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빠진 이를 예쁜 토끼 캐릭터에 집어넣고 목걸이를 만들어서 줍니다.


 첫 번째 이가 빠진 둘째는 자기 이가 신기한지 이가 담긴 목걸이를 걸고 태권도로 향했습니다. 꿈속에서 예쁜 달 토끼가 튼튼하고 멋진 이를 선물로 주겠지요?

작가의 이전글 여름의 그늘 아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