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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웠던 6월의 추억

by 이혜연


봄볕에 며느리 보내고 가을볕에 딸 내보낸다는 말은 그냥 있는 말이 아닌 것 같습니다. 눈부시고 화창한 6월의 햇볕은 자외선이 농축되어 있는 듯 조금만 그늘을 벗어나도 금방 새까맣게 타버릴 것 같습니다. 아이들과 송파구 축구교실에서 열리는 토너먼트 대회가 있어서 새벽에 일어나 김밥도 싸고 화채도 만들어 도시락을 쌌습니다. 과자와 음료수, 커피와 바나나까지 정말 이걸 다 먹을 수 있을까 싶게 싸갔지만 아침부터 축구 경기에 참여한 아이들은 쉬는 시간만 되면 끊임없이 먹어대기 바빴습니다.


하남 미사리 경기장 내 개 양귀비 꽃 군락

경기가 치러진 하남 미사리 조정 경기장 내 잔디밭 주변에 이렇게 눈부신 개양귀비꽃이 피어있었습니다. 깨끗한 파란 하늘과 형광빛으로 빛나는 붉은 꽃의 대비가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비록 데일 듯 뜨거워진 햇살 속으로 발을 내딛을 용기를 내지는 못했지만 나무그늘이 주는 시원한 바람덕에 잠시나마 꽃을 바라보며 황홀경에 빠질 수 있었습니다.

골키퍼로 활약하는 둘째

또래에 비래 작은 키의 둘째는 초반에 누구보다 열정을 다해 종횡무진 경기를 뛰더니 중반으로 갈수록 힘겨운지 그라운드에서 뛰지 못해서 막바지에는 골키퍼를 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여러 골을 막으면서 골키퍼로 활약을 했지요.

엄마들도 응원봉을 서로 나눠갖고서 열심히 아이들의 이름을 외치며 응원하는 모습이 국가대표 응원하는 팬들못지않게 뜨거웠습니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대외활동도 늘어나고 참여하고 싶은 행사도 많아져서 덩달아 바빠졌습니다. 내일은 태권도장에서 영화도 보고 게임도 하고 간식도 만들어먹으면서 놀다가 잠까지 자고 오는 이벤트가 있습니다. 벌써부터 기대가 커서 대회가 끝나자마자 내일 있을 합숙에 들떠있는 아이들입니다.


하루 동안 아이들의 얼굴과 몸은 햇볕에 그을려 까맣게 타버렸지만 그만큼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것 같아 감사한 오늘입니다. 여름의 이 강렬한 햇살이 없다면 식물들의 생장은 너무나 더뎌지겠지요. 삶의 뜨거운 열기를 이겨내는 모든 생명들에게 응원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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