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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불렀니?

by 이혜연
나 불렀니?

부른 것 같지 않은 여름이 코앞까지 와버렸다. 가만히 있어도 덥다는 말이 저절로 튀어나온다. 텍사스에 있는 친구가 그곳은 38도에 습도 80%라고 해서 나는 거기선 못 살겠다며 엄살을 부렸다. 저절로 애국심이 발휘되는지 38도까지 안 가주는 여름이 있는 우리나라가 고맙고 감사하게 느껴진다. 더군다나 습도 80%는 숫자를 보는 것만으로 피부가 습해지며 짜증이 올라오는 기분도 든다.


오후에 가방을 판매해 주시는 카페에 잠깐 들렀다가 구매자이신 분을 만나게 되었다. 그분은 사회복지사로 활동하시면서 시설에 들어갈 수 없는 사연을 가진 아이들을 5명이나 돌보시는 유현진이라는 분이셨다. 싱글이면서 경계성 장애나 ADHD아이들을 돌본다는 게 쉽지 않을 텐데 사명감을 가지고 활동하시는 모습에 가슴이 뭉클했다. 엊그제 친구신랑이 더 많이 베풀라고 한 말은 이 분을 만나려고 그랬나 보다는 생각이 든다. 고양이와 강아지도 키우시고 계셔서 고양이 그림 가방이 너무 맘에 드셨다고 한다. 반가운 마음에 아이스커피를 사드렸고 그때 들은 그분의 사연은 드라마 그 자체였다. 오진으로 암 4기 판정을 받고 우울증과 삶에 대한 의지를 포기할 뻔했었던 때를 지나 버킷리스트를 작성하며 시작한 봉사에 대한 이야기까지 정말 놀라운 이야기를 지닌 분이었다. 유현진 님의 사연은 '무엇이든 물어보살'에서도 볼 수 있고 기사도 나와있었다. 사람의 인연은 정말 알 수 없고 신기하다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 되는 오늘이다.


https://m.entertain.naver.com/article/009/0005267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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