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오의 햇살은 살갗을 따갑게 쪼아댄다. 12시 50분. 이른 하교를 한 아이들 뒤를 쫓아다니며 지켜보자면 운동기구의 숫자 4만 가지고도 얼마나 많은 이야기들을 만들어내는지 지켜보는데 지겹지가 않다. 하지만 그늘에 있어도 34도가 넘는 한낮의 열기는 몸을 축축 늘어지게 한다. 그런데도 아이들은 여전히 이곳저곳을 넘나들며 여름 위를 달리고 있다. 더위도 못 느끼는지 얼굴에 땟구정물 줄줄 흘러도 만면에 꺄르륵 꺄르륵 새살거리는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여름은 50이 넘은 늙은 엄마의 계절이 아니라 파릇파릇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커가는 아이들의 계절이다. 녹음이 짙어지듯 아이들의 하루도 더 알차지고 커지다 보면 어느새 낙엽이 지고 열매가 주렁주렁 달리는 중년의 계절이 올 것이다. 그때까지 견뎌보자. 그때까지 해의 그림자를 찾아 방랑하며 저 빛나는 아이의 웃음소리를 즐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