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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혜연 Oct 11. 2022

햇살이 주렁주렁

따뜻한 가을 색을 엮어보자

햇살이 주렁 주렁

붉은 열기는

가고

물 빠진 햇살에

가을이 투명해진다


노랗게 익은

벼들도

빨갛게 물든

단풍도

대롱대롱 매달린

감도


햇살 너머까지

시린

파란 하늘도

투명해진 가을이다


모든 것이

맑게 보이는 날에

여름내 품었던

작은 소망들도

주렁주렁

가을볕에 걸어보자



하루에도 몇 번씩 긍정과 부정을 오간다. 아마 이런 마음의 추들은 냉탕과 온탕을 오가며 몸의 혈액순환과 면역력을 높이는 것처럼 마음을 단단하게 하는 것 같다. 긍정의 마음이 들 때는 마음이 스르르 풀려 뭐든지 잘 될 것 같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금세 안될 것 같은 마음이 따라온다. 그럴 때 우리는 그동안 연습했던 긍정의 언어를 주렁주렁 엮어 바닥을 치는 마음을 길어 올릴 동아줄을 만들어야 한다.


"괜찮아!"

"다 잘 될 거야!"

"잠시 쉬는 것도 좋아."


시골에 다녀오면 약간의 후유증이 있다.

한적한 길을 걷고  달빛이 마당 가득 은은하게 쌓인 밤을 거닐고 오면 모든 것이 덧없어 보인다.

편안한 마음을 넘어 약간의 무기력증처럼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는 것이다. 마음의 욕심도 소망하던 일들도 조금은 손을 놓게 된다. 그럴 때 내 마음을 길어 올릴 마중물 같은 말들을 혼자 되뇐다.

괜찮아, 잠시 쉬었다가 다시 찬찬히 해보자.

네 욕심이 아니라 너의 꿈이 다시 너를 일으켜 세울 거야.

그러니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푹 자고 내일부터 다시 시작하자.


긴 연휴로 흐름이 끊긴 모든 분들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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