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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간다

by 이혜연
여름이 간다

끝날 것 같지 않던 여름이 신나는 물놀이 시간과 함께 끝을 향해 가는 느낌이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기다리는 내내 후드득후드득 떨어지는 땀 때문에 힘들었는데 요즘은 간간이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계절의 변화를 예고하는 느낌이다. 덕분에 고개를 들어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생겼다.


뻥 뚫린 하늘도 좋고 시선 끝에 피어나는 무궁화도 아름답다. 지루했던 시간도 지나고 보니 예쁜 그림처럼 마음 한 곳에 추억으로 저장되고 있다. 기다리긴 지루했지만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렇게 아홉의 여름, 여덟의 계절, 오십이 넘은 빛바랜 뜨거운 날들이 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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