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가을

by 이혜연
어쩌면, 가을


새벽녘 요란한 기척으로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무슨 일인가 싶어 나가 보았더니

바람에 피부가 오소소

결 따라 일어선다


이렇게 쉽게 올 님이었던가

기다린 건 천년인데

손바닥 뒤집듯 하루 만에

가을 손을 맞이한다


원망으로 잠 못 드는 밤들이 무색하게

그저, 그저 반가운 마음만

애타는 그리움도 힘없이 녹아내려

기쁨만이 넘실거리는 가슴을 붙들고


이제는 지나갔다고

힘들고 지친 시간들은

어제가 되었다고

어쩌면 오늘부터 가을이라고 설레어본다



작가의 이전글비가 내리고 음악이 흐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