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걸음 못 뛰고 헐떡이며 주저앉는 나의 목표는 3달 뒤 개미허리를 갖는 것이다. 운동 이틀차가 되니 볼록 튀어나온 배가 살짝 땅기는 느낌이 든다. 이대로 하루하루 운동량을 늘리면, 어쩌면 나도 죽기 전에 개미허리라는 것을 몸소 경험해 보고 죽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허무맹랑한 자신감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했다. 내 기어코, 오십 년의 묵은 한을 불살라 매번 지하철 탈 때마다 자리를 양보받던 공갈 임산부 배를 청산하고 척추 뼈를 중심으로 기립근만 탱탱하게 남아 24인치의 허리를 자랑하며 붉은 실크 스커트를 입어보리라. 비록 너무 늦은 결심일지언정 다시 한번 사는 인생이라 생각하고, 저 너머 나를 이끄는 해를 향해 고개를 주억거리는 해바라기처럼 오늘도 달려보자.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