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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며진 일탈

by 이혜연

해보고 싶은 일들이 있었다.

가끔 술집에서 담배를 피우며(홍콩 누아르에 나오는 팜므파탈처럼) 아른하고 나른하게 타인들을 바라보기.

빨간 머리를 대충 묶어 삐죽삐죽 나온 머리카락이 어깨에 흐트러진 채 빨간 실크 스커트를 입고 빨간 구두를 발끝에 걸친 채 위태롭게 까딱까딱거려 보기.

북적북적 클럽에서 밤새 춤춰보기.

처음 본 사람에게 한눈에 반하기.


부질없다....

모두 맨 정신인 나로서는 할 수 없는 일이지만 항상 가슴에 품고 있는 로망은 스산하게 불어오는 가을 한 자락에 여민 옷깃 사이로 터져 나오려 한다. 두 손으로 꽁꽁 잘 여매고 옷매무새를 다듬어봐도 가을은, 가을엔, 부질없이 자꾸 숨겨둔 욕망이 터져 나오려 한다.


참아야 하느니...

참는 자에게 복이 있다는 말 검증된 건가?

옛말에 아끼다 똥 된다는 말도 있는데 참는 게 꼭 정답이 될까?

다시 옷깃을 죄어본다.

새어나가지 않게, 들키지 않게, 그렇게 가을을 버텨야 한다.


제 그림으로 후드티를 제작했습니다.

기모가 들어가 있고요, 원단도 좋습니다.

제가 입으려고 만든 건데 보자마자 다른 분들도 원할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림은 원하는 그림을 가지고 만들어 드릴 수 있습니다.

판매가격은 5만 원입니다.

혹시 구매를 원하시는 분들은 댓글로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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