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다니면서 아이들은 부쩍부쩍 아는 것도 많아지고 생색내고 싶어 하는 일도 많아졌다. 그중에 하나가 생일인데 어린이집에서는 한 달에 한 번 행사처럼 모두의 생일을 기념했었다. 선물은 3천 원 한도에서 사서 가야 했는데 엄마입장에서 같은 어린이집에 5년 동안 12달씩 60번을 3천 원 한도에서 사는 게 어느 땐 불가능한 미션처럼 힘들기도 했었다. 그러다 학교에 가니 생일 파티를 하는 친구와 안 하고 넘어가는 친구들 사이에서 부러움과 기대가 섞인 질투도 보이게 되었다. 더군다나 365일 놀이터에서 노는 우리 두 아이는 생일 파티에 대해 눈을 뜬 후로 이번 둘째의 생일이 커다란 이벤트가 되어버렸다. 그렇게 아직 뭘 모르는 둘째보다 첫째의 사심이 더 많이 들어간 이번 생일엔 둘째 친구보다 첫째 친구가 더 많이 초대되었다.
10여 명의 아이들이 오는 파티이기에 풍선과 반짝이 장식, 플래카드, 테이블보까지 아이들 취향에 맞춰 세팅해 두고 피자, 케이크, 치킨, 떡, 잡채, 과일까지 한상을 차렸다. 옛말에 입하나가 무섭다는 말이 있는데 아이들이라도 여럿이 모이니 복리효과가 있어서 순식간에 생일상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토요일은 병원 아르바이트가 잡혀있는 날이라 바빴지만 넉넉하게 준비한 잡채 덕분에 상가분들이랑 세입자 분들까지 맛있게 나눠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다들 음식을 좋아해 줘서 더 기뻤던 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오늘 그림은 사랑스러운 둘째의 생일을 기념하기 위한 그렸다. 밝고, 건강하고, 즐겁게, 그리고 매번 감사하며 인생을 살아갈 수 있기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