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꺼풀이 없는 눈에 들창코, 웃으면 깊게 파이는 볼우물. 그리고 하얀 피부. 첫째 아이는 9살이라는 나이답지 않게 속도 깊고 다정하다. 감기몸살로 앓았던 새벽, 열이 많이 났던지 갈증을 호소하며 물을 달라고 해서 물을 마시게 하니 옆에서 자고 있던 연년생 동생을 아빠 옆으로 옮겨달라고 했다. 자기가 열이 많이 나는데 혹시 옮을까 걱정이 된다며 동생이 아픈 건 싫다고 해서 마음이 찡 했더랬다. 일 년에 몇 번 아프지도 않고 아파도 금방 낫는 아이가 그날은 아침까지 열이 있어 학교를 가지 못했다. 함께 아침 내내 푹 자고 점심을 함께 먹는데 갑자기 밥을 먹다가 나를 빤히 보며 묻는다. "엄마, 엄마는 이렇게 점심을 먹어?" 반찬이 별로 없어서 실망했나 싶어서 "왜? 반찬이 별로 없는 것 같아?"그랬더니 첫째는 "아니, 엄마 혼자 이렇게 먹으면 점심때마다 외로울 것 같아서."라며 다시 한번 가슴을 찡하게 만들었다. 놀이터에서도 피아노학원에서도 배려하고 감싸는 모습이 예쁜 다정한 아이. 신랑이랑 첫째의 코가 다 성장할 때까지 올라오지 않으면 원작자가 리셋해 주자며 농담을 하지만 들창코도 예쁘고 무쌍인 채로 휘어지는 눈웃음도 마냥 예쁘다. 마치 고양이처럼 귀엽고 사랑스러운 다정한 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