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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혜연 Nov 15. 2024

호수의 가을

호수의 가을 

모든 것들이 빛이 난다. 이제 스러져가는 시간만을 남은 것 같은 이 가을의 끝에서 마지막 불꽃들이 재처럼 스러지기 전에 가장 찬란하게 빛나는 것처럼 그렇게 아름답다. 마른 바위에 햇살이 부서지면 색색으로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식어버린 물결 속으로 노란빛들이 불씨처럼 점점이 빛나고 있다. 살아있다는 것은 빛 속에 있는 것 같지만 그 길 속에서 수많은 그늘을 지나고 어느 정도의 침묵과 추위와 죽은 듯 엎드려야 하는 날들도 있다. 하지만 오늘 가을, 죽어가는 모든 것들마저도, 이별해야 하는 그 모든 순간들에서도 반짝반짝 빛나는 것들이 모두 살아가고 있는, 생을 가진 것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 나도 오늘을 살아가고 있음에, 내게 생이 주어진 것에 대해 감탄하고 감사해야지. 호수의 가을이 내 속으로 스며드는 하루가 지나가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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