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바람이 시린 날은 모자 하나만 써도
온몸이 따뜻해져 온다.
시린 손이 얼얼할 때는
고사리 같이 작은 아이의 손을 잡고만 있어도
가슴 전체가 포근해져 오고,
살얼음 판 같은 오늘이 끝나갈 때면
사랑하는 이가 기다리고 있는 집이 있는 것만으로도
얼어붙은 발끝이 간질간질 녹아져 온다.
따스함을 충전하기 위해 겨울이 있다.
안으로 농축된 그 사랑이 봄이 되어 꽃이 피는 것일 뿐
얼어있는 모든 것들 안에
이미 사랑이 가득가득 쌓여 있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