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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의 일탈

by 이혜연
월요일의 일탈


어제 상상도 못 한 비행기 참사는 뉴스로만 듣게 되는 이야기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3년 넘게 활동하는 커뮤니티에서 함께 계시는 분의 부모님과 남동생이 그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셨다는 말을 들으니 새삼스레 가까이 있는 재난에 대해 두려움이 느껴지더군요. 더불어 그런 사건으로 황망하게 가족을 잃은 남겨진 사람의 아픔이 얼마나 클지 가늠할 수도 없었기에 섣불리 어떤 위로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저 기도드리겠다는 말만 전할 뿐 더 이상의 말도 얹지 못한 채 황망히 떠나간 분들에 대해 애도의 기도와 남은 자들의 슬픔이 너무 깊지 않기를 기도했습니다.


그렇게 무거운 마음으로 일요일 저녁을 보내고 새로운 월요일엔 아이들과 예전에 예매해 두었던 구스타프 클림프:타임리스 뷰티 전시를 보기 위해 롯데 에비뉴엘로 향했습니다. 시간별로 디지털 전시를 앉아서 관람하는 전시였는데 활동량 많은 아이들은 몸을 움직이지 못하니 조금 힘들어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하지만 연말의 북적이는 명동거리도 걷고, 맛있는 것도 먹으며 모처럼 지역을 벗어나 일탈된 월요일을 보냈습니다.


방학이 이렇게나 바쁠 거라곤 생각지도 못했지만 덕분에 추억을 쌓을 수 있어 감사한 하루였습니다. 내일을 모르는 우리가 오늘을 살면서 어제의 추억을 쌓아둔다면 서로 보고 싶어 지는 다음의 날들에 슬픔이 훨씬 더 가벼워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잠깐 하게 됐습니다. 모두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구스타프 클림트 :타임리스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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