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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좋은 이유

by 이혜연

온통 차갑게 식은 도시에 아이들이 있는 곳에만 모닥불이 있는 듯 활기차고 따뜻하다. 작은 눈 언덕에서는 할 일없는 눈 쌓기로 열기가 후끈하다. 어떤 아이는 구멍을 파고 또 다른 아이들은 눈을 뭉쳐 모양을 만든다. 아이들 주위로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처럼 부모들이 우두커니 서서 아이들의 시간을 지키고 있다. 웃음이 사라진 도시 안에서 아이들이 웃는 웃음으로 그나마 추위를 녹이고 있다. 어른들은 그저 기다리고 곁에서 바람을 막아주며 눈 위의 웃음이 계속되길 기도할 수밖에 없다. 서로가 서로에게 따스함이 되는 계절, 겨울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자 살벌한 추위가 있어도 행복한 이유다.



겨울 눈 언덕에서



올림픽 공원 눈썰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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