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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까페라떼

by 이혜연
오후, 까페라떼


세상을 바꾸려면

세상을 디자인해야 한다. - <빅디자인> 김영세 저


피곤하진 않지만 노곤하고 느슨해지는 권태가 몰려오는 오후엔 진한 까페라떼를 마신다. 쓴 맛이 날 정도로 달진 않지만 긴장의 끈을 놓은 채 나른해지는 몸에 적당한 당을 주입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오후엔 아이들 영어수업이 있어서 잠실청소년 센터에 왔다. 원어민 선생님과 월, 수요일 1시간 30분씩 수업을 하는데 아이들이 너무 재미있어한다. 송파구청에서 방학 특강으로 2달간 하는 프로그램이어서 가격도 두 아이 다 수업 듣는데 다둥이 할인을 받아서 교재비 3만 원씩만 지불하면 된다. 한 가지 주제로 율동도 하고 게임도 하고 오늘은 만들기 수업까지 함께 진행을 해주셔서 아이들이 수업이 끝나면 너무 재밌었다고 후일담을 전해준다. 엄마인 나는 수업이 끝날 때까지 1층 카페에서 기다리는데 그곳은 커피와 책이 함께 있어서 지루하지 않게 그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오늘은 김영세 작가님의 빅디자인이라는 책을 살펴봤다. 단순한 제품디자인이 아닌 세상에 필요한 물건을 디자인해야 한다는 빅디자인 개념을 이야기해 주시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우버택시와 여행 갈 때마다 잘 사용하고 있는 에어비엔비 창업자들도 디자이너 출신이라니 더 관심이 갔다. 언젠가 내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하는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할 때가 있다. 새벽에도 잠깐씩 잠에서 깰 때면 이런저런 구상을 하곤 하는데 너무 막연해서 아침이 되면 밤새 두근거리며 썼던 첫사랑의 연애편지를 읽는 것처럼 낯 뜨거울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멘토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하곤 하는데 아직 누구를 나침반 삼아 길을 물어야 할지 감도 안오기 때문에 이런저런 책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


어쨌든 오늘도 나의 세상을 위해 조금씩 걸음을 옮겨본다.


원어민 선생님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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