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 동안 새벽마다 고열에 시달리는 아이들을 돌보는 일은 생각보다 체력 소모가 크다. 큰 아이마저 독감증상을 보여 소아과에서 진료를 보고 약을 처방받아왔다. 감기기운이 있어서인지 눈도 없는 겨울이 더 춥게 느껴졌다. 그러다 잠깐 하늘 저편에 봄이 있는 다른 세계에서 실수로 날아온 듯 편편히 흩날리는 눈꽃을 보니 갑작스레 봄이 그리워졌다. 날이 풀리면 눈꽃은 볼 수 없겠지만 나른한 햇살 속에 새로 태어난 하얗고 보드라운 꽃들에 묻혀 오수를 즐길 수 있으리라. 우선은 아이들이 얼른 나아서 겨울 긴 밤을 세 번이고 네 번이고 깨어나 종종 거리는 대신 꿈도 없이 푹 자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