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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산다는 것

by 이혜연
하루를 산다는 것

살아온 날과 살아갈 날을 가늠하여 중간 어디쯤이라 치부하면 그깟 하루라는 것은 새털같이 가볍게 느껴지기도 하다. 어제의 밤을 무사히 건너 다시 눈만 뜬다면, 정신만 온전하다면, 해가 떠오르면 몸을 일으키고 사위가 어두워지면 잠들면 그만인 그 시간, 하루.

하지만 한편으로 그만큼 귀하고 값진 시간도 없을 것이다.


오늘을 살지 못한 사람들은 죽은 것과 같다. 지금이 없는 사람에게 어떻게 과거가 있고 그걸 듣고 오를 미래를 꿈꿀 수 있겠는가. 한 계단 한 계단 오르듯 어제의 오늘과 내일의 하루를 쌓아 올려야 비로소 하늘을 올려다 보고 세상을 가늠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무릎이 무거운 날에도 기어이 걸음을 옮겨 하루를 견뎌내는 것은 그런 수고로움이 생이 주는 십자가이자 선물일 수도 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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