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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르 파티

by 이혜연
아모르 파티

"고생 끝에 낙이라는 둥 어설픈 소리 믿지 마. 아무것도 없을 테니까. 너를 고통스럽게 하는 것들을 쉽고 만만한 것들로 때우려 하지 말고 똑바로 쳐다봐. 밑바닥까지 바라봐. 네가 온몸으로 견뎌낸 것들이 쌓여 너를 만드는 거야. 그렇게 성장하는 거야. 같잖은 희망의 노예가 되지 말고 성장과 자유의 즐거움을 누려봐. 내 어린 친구여, 부디 아모르 파티! -<어른의 어휘력 중에서- 저자 : 유선경>



손발이 시립고 맞바람이 불어올라치면 턱이 덜덜 떨린다. 손끝발끝이 얼얼하고 대책없이 드러난 복숭아같은 볼이 얼어서 쩍쩍 갈라질 것 같다. 사람이 이렇게 시려운데 다른 나무들과 생물들은 어떻게 겨울을 보내고 있는걸까. 겨울에 나무가 얼어죽는 경우는 잠을 자야할 시기에 성장기인 봄과 여름의 시기처럼 물을 주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은 한 겨울에도 아름다운 꽃을 볼 수 있고 그 꽃들은 운좋게 겨울 속 봄에 자신을 키워왔지만 결국엔 식탁 한자리에서 화려한 생의 마지막을 지내다 쓰레기통에 던져지는 운명을 맞이하게 된다. 저 들에 흐드러지게 핀 꽃들은 제 시간에 태어나 바람도 비도 우박도 제 한몸으로 버티며 살지만 피고 싶을 때까지 자신의 생이 남은 시간까지 오롯이 그 생을 살다가 끝날것이다. 그런데도 아름답기 때문에 키워지고 상품으로 이용되기도 하고 끝내 가장 절정인 시기에 세상을 지지하고 서있을 발목을 잘린채 끝을 보게 되는 꽃이 안타까웠다. 그렇지만 어찌보면 아름다움만 간직하고 떠날 수 있는 일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들판에 핀 꽃들도, 한 겨울 화병에서 아름답게 시들어가는 꽃들도 다 자신의 삶을 온전히 사랑하고 살아갈 수 있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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