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눈을 뜨기 전 기억이 나지 않는 꿈의 세계에서 나를 일으키는 것은 아이들의 달콤한 살내음과 신랑의 규칙적인 숨소리 덕분이다. 환상의 세계에 매몰되지 않고 새로운 아침을 맞이하고 오늘 할 일들을 하나씩 해내고 아이들에게 웃어주고 때론 화도 냈다가 고요한 시간에 다시 나를 불러들이기도 한다. 잠든 그 시간 동안 내가 깨어나지 못한다면 할 수 없는 수많은 일들이 그들이 인도한 하루동안 끝없이 펼쳐진다. 반복되는 것들도 있고 새롭게 시도하거나 실수하고 일순간 깨닫게 되는 일들도 있다.
아이들과 수업을 가려고 탄 버스에서 호기심 넘치는 아이들의 눈동자를 보며 새삼스레 감격스러울 때가 있다. 매번 가는 길에서도 새로운 것을 발견하기도 하고 엉뚱한 질문으로 모르는 사람들까지 웃게 만들기도 한다. 안가 본 골목으로 길을 찾아 모험을 떠나기도 하고, 목적지에 먼저 도착해 의기양양해하기도 한다. 어떤 이는 별일도 아닌 일들이라 치부할 수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산다는 것은 의외로 단순하고 반복되며 우리는 그런 서걱거리는 모래알 같은 일상에서 빛나는 사금파리를 발견할 수 있는 눈을 가져야 한다.
오늘 발견한 작은 아름다움을 모으고 다시 새롭게 하루를 살아야 삶이 지루하지 않다. 그러려면 더 많이 귀 기울이고 한 번 더 웃어야 하며 잠들기 전 살아있음에 감사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당연하게 주어지는 오늘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