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추운 날씨에 현관문을 열고 다른 세상으로 한 발 내딛기가 어려운 날들입니다. 늦은 아침을 먹고 아이들과 도서관으로 향했습니다.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도 놀이터 가듯 신나 하며 어린이 도서관으로 향했습니다. 그곳은 바닥도 따뜻해서 누워서 책을 읽는 사람, 그림을 그리는 사람, 벽에 비스듬히 기대어 책을 보는 사람들로 꽉 차 있었습니다. 어쩐지 나른해지는 게 한겨울 속 봄 나들이 나온 어느 날 같은 느낌입니다.
사락사락 책장을 넘기는 소리가 한들바람처럼 귓속을 간지럽히며 지나갑니다. 따스한 바닥의 온기가 햇살을 가득 받고 앉아있는 것처럼 포근하고, 손을 뻗으면 만져지는 갖가지 이야기들이 작은 성찬처럼 풍성한 하루를 만들어줍니다. 버들도령이 이끌어주던 한겨울 속 꽃이 만발했던 봄처럼, 도서관은 추운 날 굳어있는 머리와 몸을 꽃피우게 하는 마법 같은 공간입니다.
추운 이 계절이 끝나고 하얗게, 노랗게, 연분홍으로 빛나는 꽃들이 활짝 필 때면 볕 좋은 곳에 돗자리를 깔고 맛있는 음식과 커피를 마시며 오후 햇살을 즐기는 날들을 보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