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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온다고

by 이혜연
봄이 온다고

봄이 아직 오지도 않았는데 아이들을 기다리는 그 짧은 시간, 잠이 밀려든다. 공기도 서늘하고 바람은 아직 차가운데 어디서 느껴지는 계절인지 모르지만 정오가 지나자 꾸벅거리며 졸게 된다. 커피도 소용없고, 제자리걸음도 잠을 쫓지 못했다.


창 밖을 보면 물기 없이 메마른 가지들만이 하늘을 향해 있는데 거기 어디 봄을 데리고 오는 정령이 숨어있는 것일까. 새로운 날들이 펼쳐진다고 갑작스레 인생의 풍경이 바꾸진 않겠지만 거리 곳곳에 예쁜 들꽃이 피어나면 마음 한구석 쓸쓸했던 어제를 잊고 오늘의 향기를 즐길 수도 있을 것이다. 서두르지 않고 제 속도대로 한 걸음씩, 봄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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