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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찾아온다고

by 이혜연
봄이 찾아온다고

"산너머 조붓한 오솔길에

봄이 찾아온다네

들너머 뽀얀 논밭에도 온다네"

-박인희 <봄이 오는 길>


아직 마른 나뭇가지만 바람에 우는 겨울 끝자락, 좁은 골목길 안에도 봄이 오고 있는지 가벼운 옷차림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어렸을 때는 뽀얗게 아지랑이 핀 논두렁 사이에 앉아 달래도 캐고 냉이도 캐며 봄맞이를 했었는데 무표정한 도시의 풍경 속에서는 동토를 깨고 피어난 생물이 아직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마음은 벌써 술렁술렁, 가슴은 분홍빛 아지랑이가 피기 시작했습니다. 개인적으로 2월이 끝나면 아이들이 드디어 학교를 갈 것이고 매화, 산수유, 수선화 같은 봄꽃이 향기를 더하는 날들이 올 것입니다. 현실은 경기침체와 여러 곳에서 두려움과 한숨이 섞인 날들이 펼쳐지고 있지만 마음만은 봄꽃과 함께 활짝 피어나는 그런, 해사한 봄을 맞이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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