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자의 움직임처럼 하루를 왕복하며 해내는 일들은 단순하고 반복적이 될 때가 많습니다. 비슷한 시간에 일어나 일정한 시간에 밥을 먹고, 서로 안부를 물은 후 잠을 자면 다시 아침이 됩니다. 숨 쉬는 것처럼 자연스럽고, 때로는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3년 전 하루에 하나씩 그림을 그리게 되면서 뻔하디 뻔한 하루, 그 틈바구니 속에서 나만의 공간, 오롯이 혼자된 시간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부담이 될 때도 있고, 무슨 의미가 있나 싶을 때는 힘이 빠지는 느낌에 다시 그림을 그려야 하나 의기소침해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꾸준히 이어온 이 일이 또 다른 나를 설명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되고 있음을 느낍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도 바람이 바뀌고 해가 바뀌고 구름과 달이 변하는 것처럼 오늘 하루 그림의 이야기도, 그 속에서 변해가는 내가 만든 세계도 매번 변화하고 성장해가고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니 하루치만큼 더 넓은 세계를 오늘도 꿈꿔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