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년생 아들들과 함께 보낸 겨울은 바쁘고 정신없었지만 엄마도 아이들도 한 뼘씩 자랄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가끔씩 아주 간절하게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었습니다. 겨울은 추웠고, 아이들은 끊임없이 자신들의 세상을 넓혀가며 한 뼘씩 성장해 가는 동안 드디어 추운 계절의 끝이 보이고 봄이 오더니 아이들의 방학이 끝났습니다.
새 학기 준비물을 모두 챙겨서 무거운 책가방을 등에 맨 채 뒤뚱뒤뚱 교문을 들어서는 아이들을 배웅한 후 두 팔을 쭉 펴고 만세를 외쳤습니다. 두 아이의 웃음과 장난스러운 애교와 엉뚱한 질문들로 즐거웠던 날들이 많았지만 혼자만의 온전한 시간이 주는 편안함과 홀가분함은 또 다른 행복이었습니다. 아침나절 내내 쏟아지는 눈들을 보며 석촌호수에서 운동도 하고 한가롭게 커피도 마시며 오전을 보내니 또 다른 충족감에 마음이 풀어집니다.
곳곳의 겨울나무들도 봄의 첫 순들을 뾰족뾰족 내밀어 봄의 기운을 가늠해보고 있는 듯합니다. 마음에 한껏 들어찬 춘심으로 나비처럼 나풀나풀 나들이 갈 날들을 고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