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가 향을 전하자 벚꽃이 화답을 하고 땅 위로 수많은 야생화 끊임없이, 끊임없이 노래를 한다. 총총총 새들도 새로운 둥지를 짓느라 분주하고 윙윙윙 벌들은 쉴 새 없이 봄을 유영한다. 놀이터 가득 아이들 웃음소리가 차오르고, 거리를 걷는 설레는 두 어깨가 분홍빛으로 감싸여 세상은 온통 사랑으로 가득 찬다. 내겐 오래된 사랑이 있어 아침에도 밤에도 외롭진 않으나 가끔 모퉁이를 돌다 우연히 마주친 사람과 이루어지지 않을 사랑을 꿈꾸게 되는 그런 봄이 왔다.
아이들과 함께 조명이 비어있는 가지들마저 꽃이 핀 것처럼 예쁘게 만들어주는 석촌호수에 다녀왔다. 어제는 바람도 쌀쌀하고 축제 첫날인데도 꽃이 별로 피지 않아서인지 사람이 생각보다 별로 없었다. 하지만 밤늦은 시간에 함께 길거리음식도 먹고 가위바위보 계단 오르기도 하고 서점에 가서 책도 읽다 보니 꽉 찬 봄밤이 되었다. 다행히 오늘은 날도 따뜻하고 꽃들도 하루가 피어나니 오늘 밤도 설레는 야행을 가기로 했다. 봄이어서, 우리가 함께 하는 날들이어서 오늘도 끊임없이, 끊임없이 당신에게 사랑을 전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