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친구에게 띄우는 노래

그날, 침묵이 내게 말을 걸었다

by 운조



그날은 우연이었다. 무심코 손끝이 유튜브 피드를 스치고, 시선은 아무 의미 없이 화면 위를 흘렀다. 그러다 불현듯, 하나의 짧은 영상이 나를 멈춰 세웠다.


여섯 살 남짓한 소년이 아버지의 품에 안겨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사이먼 앤 가펑클의 오래된 선율, The Sound of Silence. 그 작은 입술에서 흘러나온 목소리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맑고 투명했다. 발음은 또렷했고, 음성은 공간을 가득 채웠다. 나는 숨죽인 채, 귀 기울였다. 마치 그 아이가 오직 나만을 위해 노래하고 있는 것처럼.




Hello darkness, my old friend

I've come to talk with you again

안녕, 어둠이여. 나의 오랜 친구여

다시 너와 이야기하려고 찾아왔어


Because a vision softly creeping

Left its seeds while I was sleeping

And the vision that was planted in my brain

Still remains

Within the sound of silence

조용히 기어든 환상이 내 잠결에 씨앗을 뿌렸지

그 환상은 내 머릿속에 뿌리내리고

지금도 남아 있어

침묵의 소리 속에




가사의 한 줄 한 줄이 마음을 조용히 파고들었다. 어둠을 ‘오랜 친구’라 부르는 고백. 그것은 공허가 아닌, 말로 다하지 못한 진실이 깃든 고요였다. 침묵은 가장 절실한 메시지를 숨 쉬는 장소였다. 나는 그날, 침묵 속에 감춰진 깊은 진실을 마주했다.


반세기 전, 젊은 뮤지션들이 세상의 고독과 저항을 담아 불렀던 이 노래는 오랜 시간의 강을 건너, 다시금 누군가의 마음에 도달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 티 없는 목소리를 통해, 이 낡은 선율을 전혀 새로운 감정으로 받아들였다. 그 아이의 노래는 나의 마음속 가장 깊은 곳까지 조용히 스며들었다.


그 순간, 나는 오랫동안 외면해왔던 나 자신의 침묵과 마주했다. 아직 말하지 못한 감정들, 스스로 감춰왔던 기억들. 아무도 없는 밤, 불 꺼진 방에서 홀로 껴안던 그림자 같은 감정들. 그 모든 것이 실은 나의 ‘오랜 친구’였다는 사실을, 그제야 비로소 받아들일 수 있었다.


아마도 내가 그 아이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던 건, 그가 아직 세상의 소음에 물들지 않은 진실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감정이 오염되기 전의 순수한 울림. 그래서 그의 노래는, 어떤 말보다 깊고 진하게 다가왔다.


우리는 종종 진실을 찾기 위해 너무 많은 말을 쏟아낸다. 하지만 어떤 메시지는 시끄러운 언어의 홍수 속에서 길을 잃고 만다. 오히려 가장 중요한 진실은, 침묵 속에서 더욱 선명히 들려온다. 나는 그날, 한 아이의 노래를 통해 ‘침묵의 소리’를 진심으로 들었다. 이 글은, 바로 그날의 울림을 기억하고 싶어 남기는 조용한 기록이다.



https://youtube.com/shorts/F22B-xSVAbs?si=XAUvvJxef4mceUW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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