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구름이 하늘을 뒤덮은 날, 나는 때로는 삶의 어두운 단면을 마주한다. 길거리에서 나를 지나쳐가는 사람들의 표정 속에 있는 어두움을. 그들의 어두움을. 모두가 품고 살아가야만 하는 상처들을. 아픔을. 고통을. 나는 끝도 없이 생각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들이 품고 있는 아픔이 보이기에 멀리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든다. 아니. 그것은 사실 나의 아픔이지 않을까. 두려움과 죄책감에 눈을 내리깐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지나간다. 웃기를 바란다. 행복하기를 바란다. 나의 감정이 해소되기를 바라면서. 순전히 나를 위해서. 강한 연민감이 나를 감싸 온다. 이따금 나는 이 세상의 그러한 부분에서 눈을 돌리고 싶은 것이다. 보고 싶지 않은 것이다. 그럼에도 그 모든 것이 하나의 선으로, 하나의 기쁨으로 수렴되기를 바란다. 그 순진한 희망이 나를 숨 쉬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