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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터로 Apr 10. 2023

한국 Private Banking에 대한 단상

초부유층,  Wealth Management 마케팅

아마 아래 글은 이전 회사에서 후배가 초부유층 대상 영업점에서 일하면서 우리나라는 왜 부유층 대상 영업이 어려울까 라는 질문을 던졌고, 그 대답을 회사 내 COP에 올려.. 여러 사람들이 공감해했던 글이다. 13년 전에 썼던 글이지만, 아직도 이 생각은 변하지 않았다. 더구나, 실제로 금융영업을 하지 않은 외국게 컨설턴트들에 의해서, 그리고 한국에서 그닦 성공적이지 않았던 C***Bank Gold 출신들이 이 모델을 전파하면서, 여러 가지 문제점과 사회적 이슈를 낳았고, 그러다 보니.. 이 사업은 금융권의 조직적, 사업적 계륵으로 남아. 매년 사업구조조정 시 오르는 식탁의 콩자반이 되었다. 난 개인적으로.. 금융마케팅 강의 자료로도 가끔 활용하곤 했었다. 2010.10~12


Wealth Management Architect은 누구인가?


부유층의 종류가 여러 가지가 있다는 걸 알게 된 건 얼마 되지 않았죠. 당시 02년 IMF 직후 각 금융기관들은 Captial Market과 SME에 치중해서 얻은 교훈은 잘 가꾼 회사들이 이름이 바뀌거나 피합병으로 그야말로 비즈니스 모델 다양성이 중요하다는 교훈을 남겼습니다.


그 뒤 한국의 은행들은 한 2-3년간 Retail Financial인 PFS (Personal Financial Service)에 집중 투자를 합니다. 또한 때마침 IT 붐이 일어나 PFS의 많은 부문이 효율화되면서 괜찮은 비즈니스로 보였고, 더욱이 외국계의 한 은행이 무엇인가 독특한 서비스를 선 보였습니다.


 PFS의 시작점은 고객세분화의 Tech이 IT로 가능하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고객정보를 취합하고 나누고, 또 나누어 보고... 당시 전 세계 모든 은행은 고객세분화를 데이터에 기반해서 분석만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얼마 안 되었죠) 물론 서베이, 시장세분화는 그전부터 해오던 회사의 전략이었지만도.. 세분화를 아무리 해도 새로운 비즈니스는 Private Banking 말고는 그닦 없었습니다.


예전부터 Rothchild, UBS 등이 해오던 스위스식 Wealth Management 방식을 벤치마킹을 주로 했습니다. (스위스 WM= 초부유층대상 집사식 개인자산관리) 또 몇몇은 Citigold, HSBC Premier와 같은 Retail Branch 기반 WM 모델도 따라 해서..(일정 수준이 넘는 사람에게 서비스 패키지 제공)

 '02년부터 한국 금융계는 HNWI (당시 현금자산 기준 10억) 대상 전문서비스 사업을 시작합니다. Gold & Wise (국민은행), Two Chairs (우리은행), The Private Bank (신한.. 당시는 이상한 이름이 있었는데.. 기억이 안 나네요) Hana Gold (하나은행.. 시티은행 짝퉁모델이죠) 등.. 브랜드 이름도 바꾸고.. 서비스를 시작했고 그 뒤 증권사/자산운용사 등과 상품서비스를 혼합한 복합점포들도 우후죽순 생겨 났습니다.


그런데.. 상품/서비스는 HNWI 대상 특별한 것이 없었습니다. 예금은 부은행장 전결금리인 +100bp정도 더 주고 대출은 -100bp 정도 깎아주는

서비스 정도에 머무르고..


브랜드 바꾸고, 전문 PB점 만든다고 들어간 최소 100억에서 ~ 어마어마 한 돈의 ROI는 감사도 받고.. 비즈니스 수정도 해보고 하지만.. VIP 서비스의 총체적 문제에 빠지게 되죠...


'04년쯤 들어와 PB는 잠깐 자리를 잡습니다. 이유는 02년, 03년에 부유층 고객들이 안전자산이라고 투자한 채권과 MMF (당시는 국공채 투자보다 회사채 PF가 높았죠)에 SK Global이 있던 금융상품이 직격탄으로 쓰러져.. PB의 핵심 상품인 펀드가 무너집니다. 당시 정신을 잃어버린 카드, 그리고 믿었던 채권형 펀드 파동으로 Private Banking사업은 개시 전 무너지려 했지만... 금융 생명력..


 적립식 펀드가 서서히 일어나더니, 해외파 자산운용사들이 공격적 영업지원 (은행에서 10만 원짜리 가입해도 도이치 뱅크, 골드만 삭스 로고가 떡 하고 박힌 골프 우산을 마구 돌렸죠..)을 해서 금융권 PB들은 은행예금과 주식 뺑뺑이 예치금을 펀드 전환에 열을 올립니다.


 또한 고객등급이 올라가면 은행혜택을 누릴 수 있는 점을 최대한 노려서 3천만 원 이상 투자자산 보유고객을 VIP 고객으로 모셔가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프라잇뱅킹은 수수료 비즈니스다..라고 하며 PB의 부활을 점쳤죠..


즉 '04년~'06년에는 Private Banking = Cross Selling Mutual Fund였고.. 고객은 아무나 가 Target이었습니다. 이때까진, Private Banking Business를 잘 몰랐던 거 같습니다.


 그 이유는 PB점을 차려 놓고, 고객이 들어오면, "고객님 펀드 아세요? 펀드 그거 예금보다 쉽고... 수익률 높고.. 단 투자리스크가 조금 있긴 하지만요. 요새 대치동 아주머니들 사이엔.. 부동산은 한물갔다고 소문이 나있고요. 무츄얼 펀드 전문사인 크레디트스위스 글로벌 에셋에 투자하죠"라고 꼬셨죠.. (실제 브랜치 영업을 하는 곳에선 이런 스크립트를 Morning Silver Bullet으로 칭하면서 이메일로 쏴주고 있습니다.)


 당시 회사일로 PB 인터뷰를 여러 번 했었는데 기억나는 게.. "고객들은 금융시장자체 이해가 적은 사람이 많은 거 같다. 그래서 수익증권하면 그거 위험하잖아 하면서 영어로 뮤추얼 펀드 그러면.. 대다수 고개만 끄덕이더라, 역시 잘하는 PB는 뮤추얼 펀드를 잘 파는 거지" 이런 말도 있었고..


 "고객이 상장사 CFO여서 나보다 금융시장에 더 빠삭하더라.. 그래서 ELS좀 팔아 보려다.. 고객이 '그냥 예금이나 주세요'라고 말해.. 상대해도 힘들 거 같아.. 아무 말 없이 예금 팔고, 명절 때 과일 한 상자씩 보내고,  회사에 가끔씩 찾아가 '안녕하세요' 했더니.. '김 PB.. 그 예금 있지요. 그거 00 펀드, 00 펀드, 00 펀드에 2:3:5로 투자 부탁합니다'라고 해.. 그렇게 했죠."

 이런 류의 인터뷰 결과가 대다수였습니다...


 Why? 초창기 Private Banking 모델은 어려움을 겪었을까?


가장 큰 이유는 1. 운영 경험 미숙, 2. BOB (Best of Breed)라고 불리는 최고의 수익성, 안정성, 평판 좋은 상품의 판매부재 3. 서비스 질 개선 실패, 4. Targeting Failer로 분석되었죠. (실사례.. 당사 사례는 아님)


1. 운영 경험 미숙


- 시작 초기부터 운영경험이 가장 큰 걱정이었죠. 우리나라 은행권의 PB초창기 대다수 한국 Citibank 출신들이 참여를 많이 했었습니다.


 * 참고로 당시 씨티는 지금 규모의 1/10 규모 미국 씨티의 한국 지점이었습니다 (지금 HSBC 규모 정도)

 그 인력이 좋다기보다는 그냥 해외에서 먼저 했다는 이유와 왠지 알 거 같다는 느낌으로 많이 영입이 되었죠. 또 IMF 직전 후에 국민은행으로 합병된 '장기신용은행'이 있었는데.. 거기 출신도 Citibank 못지않게 PB 모델과 Wealth Management 사업 초창기 멤버로 많이들 발탁이 되었죠. 그러나, 다들 아시지만 그 회사 출신이라고 PB업무를 잘 알고 그 회사에 잘 적용시키는 것이 아닌데... 일단, 기존 조직과의 마찰도 심했고 서로 지식도 부족하고.. 아쉬운 건 당시 증권사건 은행이건 부유층을 위한 차별화된 서비스들은 있었는데 그 서비스들의 핵심사항을 살려 조직화시켜 확대하는 전략보단, 선진시스템 또는 당시 제일 인기가 높았던 Citi-Model, Merril Lynch Model를 흉내 내서 그대로 도입하려다.. 이게 뭐야.. 하며 짧게는 2년 길게는 5년 이상을 헤매었죠.


 2. BOB 상품 판매 부재


 - BOB를 하려면 금융회사의 기본원칙은 Open Architecture 방식의 세일즈 모델을 많이 선택합니다. 즉 최고의 금융상품은 자기 회사가 다 만들어 낼 수 없으니 남 회사 상품이라 할지라도 가져다 고객에게 팔아야 된다는 사례가 많았는데 국내에선 적용하기가 상당히 힘든 모델이었죠. 대다수 금융회사가 자회사로 은행, 증권, 자산운용, 보험사로 엮여 있어서.. '만약 우리 회사 FC가 엄마맘을 안 팔고 동양** 사의 '수호천사 시리즈나' 미래에셋의 파워스텝업.. 이런 상품을 판다고 가정해 보시면 알듯 합니다.' 자회사의 상품을 판매해 주는 것이 회사 평가에 좋고, 또 전체적 위상이 올라가고.., 또 그게 정상이겠죠.


롯데제과 다니면서 해태껌 씹으면.. 회사에서 한마디 먹겠죠. 그냥 인지상 정상 '우리가  우리 것을 팔아야지, 왜 다른 회사 상품을 파나?'   또 다른 이유는 국내 정서상 Mass 고객에겐 우리 상품으로 relationship을 가지고, 부유층에겐 원하는 상품을 Sourcing 해줘야 한다는 원칙이 성립되기 매우 어렵지만..(한 회사가 그랬다가 언론에게 엄청 뚜드려 맞았죠... 보편적 형평성의 원칙이 Justice)


그러나, Private Banking의 세계에서는 BOB를 원칙으로 많이 도입하고 있습니다.. 상품을 단순히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Asset & Liability 분석을 통해서 그 사람에게 적합한 자/타사 포함 금융회사 상품을 추천 판매하는 것이 중요한 가정이자, 성공 모델인데... 참 적용하기 힘들고 지금도 Closed 나 Open이냐로 논의는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3. 서비스질 개선...


막상 PB라는 것을 만들면서 외국계 벤치마킹하고 보니 외형은 대충 흉내 내겠는데.. 그 속 안에 있는 서비스는 개선하기 힘들었죠.


기억나는데 Private Banking고객에게 먼저 한 것이 부가서비스 주던 것을 Upgrade 하였죠. 제주도 왕복권을 일본 왕복권으로 바꾸고, 사과세트를 토종꿀세트로.. 그리고 접대하는 영업점 인프라... 선전지에 금테를 두르고 VIP, VVIP라고 박아서.. 선전했죠. VIP선정 프로그램을 돌려서 인터넷접속하면 "당신은 당행의 VIP이십니다.."라는 팝업으로 치켜세워주고.. 등등....


그러나 아무도 근본적인 VIP 서비스 질에 대해선 고민을 해보진 않았죠.

저도 Wealth Management 프로젝트 하면서 FGI를 한 번에.. 아마 20개 넘는 그룹을 운영하며, 취조실 거울 뒤에서 부자들이 하는 얘기를 들었는데도.. 개선해야 되는 Point를 잡기 애매모호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따라서 회사는 Quality Guideline 잡기가 무척 어려웠죠. 담당자가 부잣집 출신이면 서비스가 엄청 고가로 달리고, 평민이면... 대충 자기가 하고 싶은 것으로 선택하고... 또, 고객응대 또한 PB라고 어떻게 다르게 해야 되나..부터 정보제공까지였죠.


그런데, 은행 PB고객들이 원하는 게 하나 있었는데..

"PB라고 이름을 바꿔서 들어가봤더니.. 일반 지점보다 인사 각도가 상당히 내려가더라.. 말도 더 잘하고.. 난 그런 거 보다, 고급채권정보, PEF에 같이 묻어갈 수 있는 확실한 펀드정보, 만기 전상환채권(이거 은행에선 10초 만에 1000억 팔아치우는 물건), 선박펀드 등이지.. 사과세트, 꽃다발.. 이런 거 고맙긴 한데.. 벨루 야.."라고 말하는데.. 그런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은행원은 은행에 한두 명 정도였고

지금도 그리 크게 변하지는 않았다고 봅니다.


즉, Private Banker 서비스 고급화/브랜딩화.. 는 10년이 지나면서 중요성을 약간 인식하나 아직 투자를 많이 하고 있지는 않죠.


 대다수의 은행, 증권사 등은 AUM을 가지고 Affluent 고객의 등급과 가치를 판단합니다.

AUM (Asset Under Management)는 현금성자산을 모두 지칭하며, 보험 또한 포함하죠. 즉 그 사람의 금융투자가 가능한 부문이 어디냐죠. 사실 이 개념은 국내에서 나왔다기 보단, 미국 Merril Lynch가 Retail Business를 하면서 초창기 썼던 거죠. 아직 AUM 잣대로 Book of Business를 운영하며 관리 지표로 씁니다.


30억 이상, 10억 이상, 1억 이상 이렇게 3 등분하여 Ultra HNWI로부터 앞에 수식어를 바꿔가며 그 고객층에 맞는 Value Proposition을 Design 하거나 서비스를 만듭니다.


 그런데, 국내도 이렇게 구분하는데 뭐가 문제였을까요?


미국과 일본 등 Private Banking에 성공한 친구나라의 세분화 모델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는 것이죠. 최근 제가 있던 모 은행에서 추진하려다.. 현실은 참 멀더라고요.


'혹시 뼛속까지 강남 아시나요?.. 로또부자.., 벼락부자.. 특히 우리나라는 신흥 부유층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죠, 벼락부자가 조금 많죠. 일부 금융권에선 이렇게 부유층을 세분화합니다... (PB모델이 성공한 나라에선 이세분화 모델을 당연하게 쓰고요.)


1. Long Standing Rich (뼛속까지 강남) : LSR


2. Steady Working Rich (월급사장단) : SWR


3. Suddenly Rich (로또 부자, 땅부자): SR


왜? 구분하냐면 부자라 하더라도 다 똑같은 부자가 아니고 그들이 돈, 부를 쌓아온 경로와 시간이 각각의 노하우가 다르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차별화된 서비스가 Private Banking에서 중요한 것입니다.

AUM이 30억이니.. 유럽여행 보내주고, 10억이니 거제도 벚꽃구경 티켓 주고.. 이런 서비스가 안 먹히는 것이고 HNWI를 상대하는 PB 마저 고객들에게 무시당하는 일이 많습니다. 돈 많다고 고급서비스를 준다고 다 좋아하지는 않죠.. (한 예로 은행에 10억 넣으니 매년 현대백화점고급 과일 보내니 고객이,, 내가 과일만 먹고사냐? 고 짜증을 낸 적이 있죠..)


위의 3개로 세분화하고 거기서 더 작게 세분화하여 PB서비스를 다양하게 만든 회사는 많죠.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로스차일드 (Rothchild)는 1. LSR과 SWR만을 상대하죠. 이들에게 제공하는 금융서비스는 PB가 개인비서처럼 밀착서비스를 해주죠. SR은 부자로 잘 안 보는 경향이 크고요.


 즉, HNWI의 Wealth Growing에 따라서 서비스를 차별화시키는 점이 중요하죠.

국내에선 어떻게 해야 될까요? 누가 우리나라 HNWI의 주류일까요?  그들에 따른 서비스, 금융상품이 준비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마지막으로 확실한 건 한국의 은행에는 유명한 Wealth Management Architect이 드물다는 것. 물론 미래에셋 창업주 등 유명한 분들은 자체 브랜드를 가지고 있지만, 대중이 이용하는 은행에 Tan Su Shan DBS 같은 월급 받은 Wealth Management Rain Maker가 없다는 것도 초부유층 사업이 횡보하는 거 아닐까 생각해봤다.  


- 以上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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