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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17"에 대한 주저리 주저리.

"미키 17" 리뷰 2부

by 김영준

※주관적인 생각이 담긴 글입니다.(스포포함)※


괴물

"미키 17"에서 나오는 괴물, 크리퍼는 영화의 첫인상과는 다르게 영화가 진행될 수 록 지능적인 면모가 부각되며 귀여워 보이기까지 하는 괴이한 매력을 가진 생명체이다. 크리퍼의 특징은 조그마한 눈과 딱정벌레와 같은 몸통, 아가리를 벌리면 여러 개의 부분으로 나누어지는 포악한 외모를 지니고 있다. 만약 봉준호의 영화를 오래전부터 봐온 사람이라면 크리퍼의 외형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giLXFFOXd9sOqZxA-j20RtZO_vzYu15-g7zwKJYVL0c1tWecMMw2dKLtAkcFtuckt93ZLZNbBU2TGFCCngMcgw.webp "괴물" 스틸컷

"괴물"의 한강 괴물도 자세한 디테일과 크기를 빼면 크리퍼와 비슷한 아가리를 가지고 있으며 꼬리 혹은 입에 긴 촉수를 가지고 있어 성체는 그것을 유동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 또한 괴물의 것과 동일하다. 봉준호감독이 생각한 크리쳐의 외형 중 가장 포악하고 잔인한 외형을 가진 생명체는 저런 외형이라고 생각해 제작한 것이 아닐까 한다.

그럼에도 크리퍼와 한강괴물은 지능적으로 큰 차이를 보여준다. 한강 괴물은 먹이만을 찾는 본능적인 삶을 살아가는데 반해 크리퍼는 마마크리퍼를 중심으로 모계사회를 더불어 인간과 소통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지능적이며 먼저 공격하지 않는 이상 온순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런 모습에서 크리쳐에 대한 편견을 반전 요소로 사용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지점이다.


미키+α에서 미키 반스로

130898364.4.jpg "미키 17" 스틸 컷

미키는 앞에서 1,2,3,4,5,6,,8,9,10,11,12,13,14,15,16을 거치며 17까지 오게 된다. 미키는 그동안 미키 반스가 아닌 미키+α로 살아가며 자신의 성을 잃어가게 된다. 그 상황에서 미키는 자신이 죽는 것에 대해 무관심하다. 늘 죽는 것이 무섭지만 그럼에도 다음에 "나(미키)"로 다시 태어나기에 무념무상으로 죽음을 받아들인다. 그때 미키 18을 마주하고 다시 태어나면 "나(17)"는 죽게 되고 나와 다른, 분리된 미키가 다시 태어나 미키 17의 불멸론이 망가지게 된다. 그 상황에서 17,18은 분리된 미키가 아닌 17과 18로 불리며 남은 이름까지 잃게 된다. 그 상황에서 18은 급진적인 성격으로 자신의 이름을 되찾고자 한다. 크리퍼와 거래한대로 인간하나의 목숨과 자신의 이름을 맞바꾸게 되고 17은 18의 희생으로 그의 의지를 이어가기 위해 자신도 이름 되찾는다. 미키 17,18에서 미키 반스로 다시 회귀하게 되는 것이다.



성전성의 이유

AA1z11yw.img?w=768&h=415&m=6&x=630&y=255&s=165&d=165 "미키 17" 스틸 컷

영화 속에서 A~C까지 여러 성행위 체위를 나샤와 미키가 만드는 장면이 있다. 영화 속에서 나샤와 미키가 성적인 관계가 지속적으로 노출되며 개그장면으로 사용이 된다. 그럼에도 마지막 "C3"라는 "아기 데려오기"라는 체위를 암호처럼 알아들은 나샤의 모습에서 영화 속에서 단순히 소모되는 줄 알았던 성전성이 "미키 17"에서는 큰 의미를 지닌 것임을 알 수 있다. 선정성의 의미를 지니지 않고 퇴색시키며 자극적인 것만을 추구하는 현세대의 색다른 요소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미키 17"속 배우들의 연기

_kPhOdaFSXo2Z5-szpaUoZn5Y9Wq9Y_-usCi85ZmD6P1VUiP-Y2y8rFYGUXSzonnvdLZeBV0B2tR231dWl-Nxw.webp "미키 17" 스틸 컷

"미키 17"의 주연들인 마크 러팔로, 로버트 패틴슨, 토니 콜렛은 각각 "가여운 것들", "라이트 하우스", "유전"에서 보여준 소름 돋는 연기를 다시 한번 보여주었다. 특히 토니 콜렛의 아름다우면서 충격적인 연기를 봉준호감독이 카메라의 담는 것까지 감독과 배우의 합이 잘 맞은 사례라고 생각한다. 마크 러팔로의 나르시시즘과 의처증이 공존하는 마셜의 모습을 가장 잘 표현했으며 로버트 패틴슨의 들으면 진짜 고통스러워하는 것은 단말마도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게 본 부분이다.


아쉬운 점

mickey-17-22.jpg "미키 17" 스틸 컷

영화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스티븐 연이 맡은 티모이다. 티모는 원작에서 베르토 고메즈로 전직 미식축구선수이자 정식 조종사로서 니플헤임에 왔으며 미키를 챙겨주는 의리 있는 설정이지만 영화에서는 미키와 같이 인생이 나락에 갔다가 말을 잘 털어서 살아난 야비하고 비열한 캐릭터이다. 이런 설정은 18이 티모를 증오하는 결정적인 설정이고 티모가 미키와 크리퍼, 마셜의 결전을 개입하지 않는 설정이다. 중요한 점은 영화에서 중요한 일을 할 것 같았던 티모는 영화에서 미키를 니플헤임에 가게 뜸한 역할만 할 뿐 니플헤임에 도착하고 나서는 하는 것이 거의 없는 소모성이 짙은 캐릭터가 된 것에서 아쉽다는 생각이다. 스티븐 연의 야비하고 얍삽한 연기는 인상적이었지만 영화 속에서는 미키를 나락으로 보내고 동정의 대상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캐릭터로만 남았다.


원작과의 차이점

1HLdlQp1AoPJ2o9zioVMK6a8bKYzEzcEMVbahgx2enew_aXc42bVGShC1KB7sXSDXx5J5EMagHkgCeobsauSdw.webp "미키 17"의 원작 "미키 7"

당연하게도 원작과는 다양한 차이점이 있고 차이점덕에 작품성이 살아났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첫 번째는 나샤의 분량이다. 원작에서 나샤는 미키의 연인으로 나오는 것은 맞지만 원작에서는 영화처럼 주체적이지 않다. 영화에서 보이는 나샤의 행동은 대부분 미키의 행동의 일부분이다.


두 번째는 영화 속에서 나오는지도 언급조차 되지도 않는 반물질이다. 미키는 영화와 똑같이 멀티플이라는 사실을 들키고 니플헤임의 특수 물질인 "반물질"을 가져오는 협박적인 임무를 받게 되는데 원작에서 "반물질"은 폭발 위험성이 강하며 잘못하면 행성을 날릴 수 있을 정도의 파괴력을 지녔지만 희귀성 때문에 인간들이 니플헤임을 개척하려는 이유 중 하나였다. 이런 반물질의 중요한 위치 때문에 후속작인 "미키 7: 반물질의 블루스"가 나오기도 했지만 영화에서는 반물질의 언급보다 크리퍼와 미키의 집중하며 이야기를 전개시켰다. 영화에서는 반물질의 강조보다 "소스"에 대해 비슷한 의미를 둔 것 같다.


세 번째는 봉준호 감독은 원작의 412페이지를 절반 이상인 200페이지 안쪽으로 각색했다고 밣혔는데 각색이자 생략한 부분 중 가장 큰 것은 미키 7,8이 같이 공존하는 것이다. 영화에서는 멀티플이라는 사실이 곧바로 들켜 결말부로 향하지만 원작에서는 약 몇 달간을 공존하지만 영화처럼 들켜서 자살임무를 받게 되는 것이다. 책에서 100페이지를 차지하는 이 부분을 생략한 것은 현명하면서 영화에 템포를 높이는 봉준호 감독의 현명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원작에서 가장 아쉬운 점이었던 결말을 바꾼 것인데 영화에서는 크리퍼 번역기를 만들어 번역기를 지닌 사람 모두 크리퍼와 소통할 수 있지만 원작에서는 크리퍼와 접촉한 미키 7만이 소통할 수 있어서 니플헤임 개척자들에게 자신의 가치를 드높여 살아남기도 한다. 그리고 원작과 영화에서는 미키 8이 폭사를 하지만 원작에서는 크리퍼들에 의해 폭사되며 자의적인 희생이 아니었고 마셜도 살아남게 된다. 게다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반물질과 크리퍼들과 소통할 수 있는 능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높여 나샤와 살아남게 된다는 것이 영화와 크게 다른 결말의 차이다. 개인적으로 원작의 아쉬운 점이었던 결말을 보완한 영화는 봉준호감독이 자주 보여주지 않았던 안정적인 해피엔딩이어서 봉준호스럽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원작보다 훨나은 엔딩이라는 점에서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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