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위해서 거창한 물질은 불필요.

머티리얼리스트(materialists) 리뷰

by 김영준

※주관적인 생각이 포함된 글입니다(스포포함)※

주인공 루시 (다코타 존슨)는 최우수 실적의 뉴욕 중매쟁이이다. 까다로운 조건과 사람들 속에서 사람들을 이어주며 만족스러운 인생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고객의 결혼식 장에서 키, 외모, 재력, 몸매까지 다 갖춘 남자 해리(페드로 파스칼)가 루시에게 대시를 하게 되고 그에게 매력을 느끼지만 그에 비해 한참 모자란 자신을 왜 좋아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 루시 앞에 5년 동안 사귀었던 자신의 전 남자 친구 존을 만나며 자신의 사랑이 무엇인 지 고민하게 된다.


머티리얼리스트는 물질 만능주의자라는 뜻이다. 돈이 제일 중요하며 만나고픈 상대를 생각할 때 재력과 키, 외모를 우선시하는 현대인들에게 부합하는 것을 노린 이 제목은 주제의식과 톤 앤 매너가 아주 적절한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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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티리얼리스트의 감독인 셀린 송은 전작인 패스트 라이브즈 이후 두 번째 장편 영화로 패스트 라이브즈에서 아카데미 각본상 후보에 오르면서 국내에서 화제가 되며 큰 인기와 호평을 얻었다. 이번 영화인 머티리얼리스트는 개인적으로 패스트 라이브즈만큼은 아니지만 나름 재미있게 보았던 작품이다. 특히 셀린 송 감독에 사랑 앞에서 서있는 사람에 아련하고 몽환적인 연출은 꽤나 훌륭하고 탁월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메라연출의 샤비에 키르히너에 카메라 연출은 패스트 라이브즈보다 더욱 진보된 모습을 보여주어 이영화에 장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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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 라이브즈에서는 인연을 주제로 과거부터 이어져온 인연은 지금은 이어지지 않아도 다음 생에 이어진다는 의미로 이어질 수 없는 아련하고 미련 있는 사랑을 그렸다. 그리고 머티리얼리스트는 사랑에게 붙여지는 조건들을 부정하는 영화이다. 이런 주제는 영화 오프닝부터 이어진다. 원시시대에 남자가 꽃을 꺾어 여자의 손에 결혼반지처럼 끼워주는 장면으로 오프닝이 시작하는데 이 뜻은 사랑의 첫 시작은 그 무엇도 아닌 상태에서 시작해 서로를 사랑하기만 한다면 서로를 사랑하는 단순하지만 진실인 모습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로 넘어와 자본주의에 사회에서 특히 자본주의가 발달된 뉴욕에서 살아가는 남녀는 연인을 고를 때 단순히 운명적 만남보다 재력을 위주로 혹은 키를 위주로 바라본다. 영화에서 특히 강조되는 것은 키와 재력이다. 중매쟁이인 루시가 키와 재력을 고묘히 조작해 매칭시키는 것이 진저리난 고객이 화낼 정도로 현대에서는 재력과 키에 집중하며 사랑에 본질을 잃어버린 모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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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는 직업병으로 자신보다 한참 급이 높은 해리가 자신에게 대시를 할 때 계산을 하며 자신을 왜 좋아하는지 이해 가지 않는다는 말을 한다. 그러나 해리에 갈구 끝에 루시는 해리와 사귄다. 그의 재력에 한 번 더 반하게 되었지만 루시는 자신의 전 남자 친구인 존이 아직 생각이 난다. 루시에 캐릭터는 현대 여성을 투영시켜 재력과 큰 키에 집중하며 해리와 사귀게 된다. 전 남자 친구와 헤어진 이유도 경제적인 이유 때문이며 배우의 꿈을 포기한 이유도 경제적인 이유 때문인 것이다. 해리에 재력은 루시에 결핍을 채워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또 다른 주제가 나온다. 자신에게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상대방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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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린 송 감독은 사랑에 근본을 생각하며 각본을 썼다. 원시시대부터 이어져온 사랑은 재력, 키, 외모상관없이 사랑을 한다면, 서로에게 끌린다면 꽃을 가져다주는 연인이 되어줄 수 있다. 하지만 요구하는 것이 많아진 현 사회에서는 재력과 키는 기본 요소가 되었으며 기준미달인 사람들은 살아남기 힘든 새로운 정글을 만들었다. 그것은 재력이 많은 사람도 해당이 된다. 영화에서 해리는 모든 게 완벽한 남자이지만 사실 키수술을 받은 남자이다. 원래 키는 168cm이지만 최대 길이인 15cm를 높여 183cm가 된 것이다. 정글에서 살아남기 위해 살아남기 적합한 키로 수술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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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마지막에는 경제적으로 불안하지만 사랑하기 때문에 존은 선택한다. 존도 루시를 계속해서 사랑했으며 궁핍한 생활에서 벗어나서 루시와 살기 위해 노력하는 존의 모습은 원시시대에서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 먹을 것과 꽃을 가져다주는 원시인에 사랑과 겹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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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연출과 음악, 시각과 청각적인 부분에서 탁월했다고 느꼈지만 후반부에 들어서 보여준 급전개가 아쉬웠으며 사랑에 대한 정의가 분분한 요즘에 머티리얼리스트에서 사랑이 옳다고 말하기 이르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키와 재력에 집착해 사랑을 하지 않고 결혼에 비관적인 현대인들에 삶이 안쓰럽게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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