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클럽(台風クラブ) 리뷰
※주관적인 생각이 포함된 글입니다.※
일본의 한 시골에 중학교, 그곳에는 성격과 신념이 모두 다른 평범한 중학생들 속에서도 짝사랑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사랑에 대한 표현을 어떤 식으로 표현해야 할지 서투른 친구들이 즐비하다. 그러던 어느 날, 강한 태풍이 학생들이 있는 학교를 덮치게 되고 늦은 밤 학교에 갇힌 6명의 친구들은 서로의 사랑하는 감정을 표현하고 흥에 겨워 춤을 춘다. 인생에서 가장 위험한 시기에 마주한 해방에 대한 공포와 어른이라는 억제기가 없는 아이들의 본능적인 에너지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이다.
태풍 클럽은 소마이 신지에 대표작인 이사, 여름정원중에서도 가장 호불호가 갈리는 영화가 아닐까 싶다. 이사에서는 성장이라는 장르에서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성장통에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여름정원은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며 가장 이해하기 쉬운 영화이다. 그러나 태풍클럽은 다른 작품들과 다르게 영화에 진행에 따라가기 쉽다는 생각이 들 때 인물들이 하는 뜬금없는 행동에 몰입이 깨지는 경우가 많은 것인데 이것 때문에 호불호가 갈린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이 영화를 굉장히 재미있게 보았다.
영화에 시작은 여자애들이 학교 수영장에 몰래 들어와 흥겨운 노래에 따라 춤을 추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이 장면에서 나오는 춤은 후에 나오는 태풍이 학교에 도착 후에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그들이 흥겹게 춤을 추는 장면들은 모두 어른들에 감시와 잔소리에서 벗어났을 때 나온다. 아직 육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덜 성장한 아이들이 어른들의 그늘에서 벗어날 때 나온 해방에 시각적 효과가 단체로 춤을 추는 흥겨운 장면으로 연출된 것이다.
물속에서 숨어있던 아키라를 여자애들이 발견하게 되고 여자애들은 장난으로 아키라를 물고문하듯 심하게 괴롭혀 결국 아키라는 기절하게 된다. 마침 주변에서 조깅하던 미카미와 켄은 그들을 발견해 아키라에게 인공호흡을 시도하지만 결국 담임선생님을 부르게 된다. 여기서 5명의 여학생과 3명의 남학생, 담임 선생님까지 이야기에 축을 이루는 인물들이 모여 이야기가 제대로 시작된다.
미카미와 레이는 친구지만 레이는 미카미를 좋아한다. 그러나 미카미는 좋아하는 사람이 따로 있는 상태이며 심지어는 공부를 하며 철학적인 고민이 늘어나있다. 여기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등장한다. 개체는 종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한 명의 인간이 인류자체를 뛰어넘을 수 있는가에 의문을 품은 미카미는 이 의문을 도쿄대에 다니는 형에게 물어보지만 제대로 된 답을 듣지 못하고 켄을 만나러 간다. 미카미는 니체로 비견될 수 있다. 니체는 인간을 뛰어넘은 초인을 추구하며 현생 인류를 뛰어넘을 새로운 초인의 등장을 주장했다. 미카미 또한 개체는 종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에 대한 질문에 답을 위해 자신이 종을 뛰어넘은 개체, 즉 초인이 되기로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의 한계는 태풍이 학교에 온 후부터 무력감에 빠지며 혼자서 이성을 유지하려 해도 결국 옷을 벗고 태풍 속에서 춤을 출 뿐이다. 초인에 대한 집착에 빠지며 인간이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된다는 것에 도달한다. 내가 어떤 인생을 살든 결국 죽음은 나에게 도달할 텐데 이런 삶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러니 나는 이 사실을 잊은 친구들을 대신해 엄숙한 죽음을 선택하겠다는 허무주의적 결론에 도달한다. 초인에 대한 고민에서 허무주의에 이르기까지는 오직 태풍이 왔다 가면서 생긴 결론이다. 만약 미카미가 태풍과 함께하지 않았다면 허무주의에 도달하기 오래 걸렸을 것이다. 태풍에 영향은 미카미뿐만이 아니다.
태풍과 늦잠으로 학교를 빠진 레이는 집에 없는 엄마의 침실에서 그녀의 빗과 침대를 사용한다. 침대 안에서 제대로 된 묘사는 없지만 아마 자위를 하는 행동을 하는 레이는 모든 이가 일생에서 겪는 성적 호기심을 느낀다
시골에서 살다 시골에서 죽을 것 같다는 생각에 자신이 비관적인 레이는 가출을 결심하고 결국 집을 나가 도쿄로 나간다. 그곳에서도 태풍은 여전했고 대학생 남자를 만나 새 옷을 입고 데이트를 즐긴다. 레이는 아마 태풍에 영향으로 성관계를 하고 싶다는 호기심에 나이차가 나는 남자와 데이트를 즐긴 것이다. 그러나 태풍이 약해지고 자신의 삶은 자신이 개척해나가야 한다는 주체성이 생긴 레이는 그 순간 남자의 집에서 나와 비를 맞으며 신비한 여정 끝에 학교로 다시 돌아온다. 그러나 날짜는 일요일 그곳에는 우연히 학교 수영장에 온 아키라를 마주하는데 아키라는 이전 보다 키가 더 커진 모습으로 그려진다. 레이도 아키라의 키를 언급하며 학교 수영장을 향해 걸어가는 레이와 아키라의 모습을 끝으로 영화는 끝난다. 레이와 아키라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영화가 끝나는 이유는 태풍으로 인해 정신적 성장을 이루어낸 레이, 육체적 성장을 이루어낸 아키라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표현했기 때문이다.
태풍클럽은 소마이 신지에 1985년도 작품으로 이사와 여름정원보다도 오래된 작품이다. 이 영화에서 보인 롱테이크씬은 단조롭고 단순하지만 그럼에도 몰입하기에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각 인물들이 대화를 하며 그들의 썰을 들을 때 더욱 몰입해서 들을 수 있는 효과와 적절한 회상이 인서트 컷으로 들어가면서 소마이 신지의 센스가 드러난 것 같다. 이 영화에 장점만 있는 것이 맞다고는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청춘과 성장 영화를 기대하기에는 폭력적이고 원색적인 장면들에 향현에 머리가 어지러워질 정도이기에 철학적이며 어둡고 노골적인 영화를 싫어한다면 비추천한다. 하지만 그와 반대되는 취향이라면 굉장히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