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시선(2014)리뷰
1965년 군부독재 이후 1년간 약 100만 명의 사람들이 공산당으로 몰려 죽은 인도네시아의 대학살극, 그때 살아남은 생존자들의 증언은 당시에 대학살의 참담함을 간접적으로 느끼게 해 준다. 범죄자들은 부와 명성을 얻고 피해자들은 아직 후유증과 억울함을 갖고 있다. 액트 오브 킬링 이후 가해자의 시선에서 피해자의 시선으로 다시 보는 대학살의 현장을 다시 경험한다.
액트 오브 킬링 이후 개봉한 침묵의 시선은 같은 감독과 같은 소재로 다른 시선을 가진 채 촬영했다. 액트 오브 킬링은 가해자의 시선을 따라가 그들의 비인간적 횡포를 바라보고 죄책감을 강구하지만 침묵의 시선은 피해자의 시선에서 이전에 보았던 가해자들을 다시 만난다. 같은 인물들과 같은 사건임에도 카메라가 따라가는 시선에 따라 한 사건이 다르게 느껴지는 순간들이 영화 속에 배치되어 있다.
주인공인 아디는 안경사이다. 인도네시아 동네를 돌며 출장 안경을 맞춰주며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감독이 안경사를 선택한 이유는 안경이 가지고 있는 의미인 "시선"에 대한 의미 때문이다. 액트 오브 킬링에서는 가해자의 시선에서 바라보고 침묵의 시선은 피해자의 시선에서 바라본다는 점에서 안경이 가지고 있는 의미와 부합해 안경사를 주인공으로 한다는 점, 그리고 아디가 어릴 적 얼굴도 모르는 형이 끌려가 끔찍한 죽음 맞이했다는 점에서 주인공으로 적합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영화 속에서는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자신이 사람들을 학살한 공간을 다시 방문에 추억처럼 이야기하는 이들과 죄책감을 잊기 위해 죽인 사람들의 피를 마시는 사람, 딸에게 자신이 한 행동을 말하지 않고 이제야 말하는 아버지까지 액트 오브 킬링 때는 안와를 콩고를 집중적으로 다루며 악마는 하나라고 생각했는데 침묵의 시선에서는 안와르 콩고 같은 이들이 무려 100명까지 있었다는 것이다. 이들이 자신들이 한 만행을 당당히 말하는 장면은 가장 인상 깊다고 말할 수 있다.
전작과 같이 가해자들은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고 그들의 가족이 그들을 대변하며 지나간 과거라고 잊으라는 궤변을 한다. 잊고 용서를 할 사람은 피해자임에도 자격 없는 이들이 또다시 회피하려 할 때 아디를 비롯한 피해자들은 아직까지 가해자들보다 탄압받고 소외당한다. 그들은 끝까지 사과하지 않았고 잊으라고만 한다. 오직 살아남은 이들만이 서로를 부둥켜안고 다시 일어설뿐이다. 인도네시아 정부와 고위 계층들은 아이들에게 아직도 대학살이 정의로운 행동이라고 추켜세우고 박수받을 일이라고 세뇌교육을 한다. 진실을 아는 자들만이 소리 없이 아우성을 한다. 액트 오브 킬링은 악마의 소굴에 들어가 그들을 보는 느낌이라면 침묵의 시선은 나와 같은 사람들이 악마를 둘러싸 악마를 바라보는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