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트 오브 킬링(2013) 리뷰
1965년 인도네시아에서는 쿠데타로 인해 군부체제가 잡혔다. 그 상황에서 군부체제에 반기를 든 민간인들은 모두 공산주의로 몰려 학살과 고문, 강간, 폭행등 잔혹한 짓을 당하게 된다. 그 시대로부터 현재 안와르 콩고와 당시 민간인을 살해했던 이들은 부와 명성을 얻어 인도네시아에 영웅으로 분류되고 있다. 조슈아 오펜하이머와 신혜수 감독 외 익명의 인도네시아 감독은 안와르 콩고와 주변인들에게 그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를 찍기 위해 당시 행했던 고문과 살해 방식을 재연해 달라는 부탁을 하게 되고 그들은 자신들이 했던 비윤리적이고 비인간적인 행동을 자랑스럽게 재연하게 되지만 당시에 기억이 떠오르며 애써 회피하고 무시하려 했던 죄책감이 그들을 엄습한다.
액트 오브 킬링은 1965년 인도네시아에서 쿠데타 이후 군부독재에서 일어난 민간인 학살을 주제로 당시 학살을 자행했던 군정부와 직접적으로 살인을 행했던 안와르 콩고를 비롯한 주변인들이 당시를 재연하는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대부분의 역사 다큐멘터리 영화는 당시에 역사 영상 혹은 자료화면을 중간마다 인서트 컷으로 삽입하며 극에 몰입감과 이해도를 높게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액트 오브 킬링에 경우 일반적인 다큐멘터리와 다른 행보를 걷는다. 영화 속에서 안와르 콩고에게 영화에 주인공이 될 테니 당시에 했던 살인과 고문을 재연해 달라는 것으로 액트 오브 킬링만에 상상력으로 재연되는 잔인한 방식이 시작된다. 안와르 콩고를 비롯해 그의 오른팔인 헤르만 코토부터 인도네시아 2013년 당시 부통령까지 자신들이 행했던 만행에 한 점 부끄러움 없이 자랑스럽게 재연을 하며 기존에 다큐멘터리에서 느끼는 것과는 다른 신선한 방식을 제공한다.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비인간적 행위를 한 이들이 범죄에 대가에 맞지 않은 부와 명성을 가지고 심지어 현 인도네시아 국민들에게는 영웅 취급을 받으며 평온한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불평등한 현실에서 그들에게 주어질 수 있는 가장 큰 죄는 자신들에 죄를 깨우치게 하는 것이다. 감독들은 안와르 콩고와 그들에게 접근해 영화라는 달콤한 유혹으로 자신들이 무슨 일을 했는지 복기하게 한다. 처음에는 호기롭고 자랑스럽게 참여하지만 중반부를 넘어가며 자신이 한 일 때문에 생긴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 조슈아 오펜하이머는 그 순간을 노리고 기게 후벼 판다. 안와르 콩고가 "내가 피해자가 되었을 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공포감을 느꼈는데 그때 내가 죽였던 사람들도 나와 똑같은 감정이었을까?" 조슈아는 "아니요. 당신은 이것이 영화임을 알고 있지만 그들은 죽을 거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완전 다른 감정이죠." 끝내 안와르는 조슈아에 말을 애써 부정하며 자신의 말이 맞다고 생각하며 죄책감을 회피하려 한다.
안와르 콩고가 영화를 제작한 순간부터 죄책감을 느꼈던 것은 아니다. 당시 대학살 이후 밤마다 악몽과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았고 설명하며 그것을 없애기 위해 마약과 알코올중독까지 가게 되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것이 그들에게 면죄부가 될 수 없다. 그들은 100만 명을 살해하고도 좋은 할아버지이자 국민 영웅이 되어있다. 감독들은 영화를 핑계로 안와르 콩고가 꾼 꿈을 상세히 들으며 영화 촬영을 하며 그 꿈을 재연한다. 효과가 있었는지 안와르는 이후 침울해지고 카메라 앞에서 죄책감과 후회를 말하게 된다. 안와르가 애써 무시하던 죄책감과 마주하게 되는 순간이다.
안와르가 마지막 기침과 구역질을 반복하다 결국 기괴한 헛구역질을 하는 장면은 단순히 생각하면 안와르가 담배를 자주 피기에 생긴 건강상에 문제로 볼 수 있지만 보는 이가 느낄 수 있는 해석으로는 안와르가 본인이 한 끔찍하고 역한 행동들이 머릿속에서 다시 상기되며 자신에 행동에 대한 리액션으로 볼 수 있어 영화 속에서 더 극적인 연출을 보여준다.
안와르는 카르마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자신이 좋은 일을 하면 그것에 상응하는 긍정적 대가가 온다는 이론이며 나쁜 행동을 하면 대가도 같은 나쁜 대가가 돌아온다는 것이다. 안와르는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100만 명을 학살했다. 그에 카르마는 영화 속에서 어느 순간 다리가 부러질 수 있다는 다소 빈약한 대가이다. 그럼에도 안와르는 속으로 두렵기에 현실로 벌어지면 마주할 자신이 없기에 그 이상에 대가를 생각하지 않는다. 죽음보다 더 두려운 설명하기 힘든 대가가 자신에게 다가온다는 사실을 끝내 회피하고 죄책감과 후회를 다시 상기하고 반성했다고 생각을 하더라도 그것은 모두 회피기제에 일부일 뿐이었다.
안와르를 비롯한 대학살을 자행했던 판차실라 청년회조직은 현재에 인도네시아에 버젓이 존재하며 불법 무장 단체임에도 마치 정식 군부대인 것처럼 인도네시아 청년들에게 귀감이 되며 가치관과 사상을 해치고 있다. 심지어 정부도 자신들을 반대하는 이들을 공산주의자로 몰아세우고 공산주의자들을 악마로 분류하며 세뇌 교육을 하는 나치식 교육으로 밖에 안 보이는 독재적 교육과 판차실라를 옹호하는 입장에 정부는 구시대이자 야만적인 문명에 일부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언론은 죽은 민간인이 공산주의자이기에 죽었다며 사실을 덮고 이 사실을 모르는 시민들은 국가가 치유되고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결국 그 행동들은 치유가 아닌 국가 자체를 깊게 썩게 하는 오만한 행동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