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지루하게 이어지는 일상에 권태로움이 느껴진다.
직장인들은 인생의 대부분을 직장에서 보내므로 직장에서의 삶이 불행하면 인생 자체가 결코 행복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한다. 불행히도 우리 회사에서는 행복한 삶을 사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회사 구성원 중 지금까지 인생을 행복하게 사는 사람은 단 한 명도 본 적이 없으니까.
모두들 회사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주말이 되기만을 그저 버티고만 있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과연 이렇게 버티며 사는 것이 맞는 걸까? 버티면 달라지는 것이 있을까?
분명 과거의 나는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이었을 것이다. 그때는 하고 싶었던 것도 많았고 매사에 의욕이 넘쳤다.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목표가 없다. 내가 이 회사를 다니면서 이뤄내야 할 궁극적인 목표. 그 목표의 부재로 인해 인생의 방향성을 상실해 버렸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내 인생에 있어 활력을 찾기 위해서는 내가 이루고 싶은 궁극적인 목표를 잡아야 했다.
많은 고민을 했다. 고민 끝에 나온 결론은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웹 개발에서 게임 개발로 방향을 트는 것이었다. 멋진 모바일 게임을 한번 만들어보고 싶다.
나는 언젠가는 회사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나 창업을 하고 나만의 서비스를 운영하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느끼는 것이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웹 개발로 창업을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 계속 들고 있던 시기였다. 내가 아이디어가 부족한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웬만한 아이디어들은 이미 서비스되고 있고 거대 자본을 가진 회사들이 다 장악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 내가 그곳에 뛰어든다고 해서 성공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기란 아무리 생각해 봐도 쉽지 않아 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먼 미래에 창업을 한다고 하더라도 창업에 실패를 해서도 리스크를 지지 않기 위해서는 결국에는 1인 개발로 가야 할 텐데. 인터넷과 연결되어 있는 웹 서비스의 경우에는 그 서비스를 운영하는데도 자원이 들기에 혼자서 모든 영역을 커버하려면 굉장한 힘이 든다. 하지만 게임의 경우에는 설계에 따라 서버가 없어도 되고 한번 마켓에 올라간 게임이라면 유지보수 용역이 상대적으로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어 경우에 따라서는 게임 개발을 창업이 아닌 단순 취미 영역으로 본업과 동시에 게임 개발을 병행할 수도 있으므로 가지고 가야 할 리스크도 비교적 적다.
나는 낮에는 게임 회사에서 업무를 하고 밤에는 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취미인 보드게임을 토대로 모바일 게임을 만들어 보는 것으로 목표를 잡았다. 내가 만든 게임을 아무도 이용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그게 곧 경험이 되고 포트폴리오가 될 테니까.
여기까지 생각을 하고 난 뒤 비로소 다시 가슴이 뛰는 것이 느껴진다. 그래 이거라면 어떠한 결과가 나오든지 내가 의욕을 가지고 부딪칠 수 있다. 게임 회사 특유의 자유로운 분위기와 수평적인 문화도 마음에 들고 취미 영역으로 개발을 병행하여 자연스레 게임 개발 자체도 즐기게 된다면 꽤 괜찮은 삶이지 않을까.
실제 작성일 : 202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