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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걸음 더 일본 문화 이해하기
일본에서 '사루스베리'는 무엇일까요?
<원숭이가 못 올라가는 나무>
by
정미숙
Oct 12. 2023
출처 : 네이버
세상은 재미있고 신기한 것들로 가득 찬 만물상이라는 생각을 해보지 않으셨나요?
오늘은
‘백일홍
’이라는 나무이름에 대해 소개해 볼까 하는데요.
일본에서는 백일홍을
‘사루스베리(猿滑り.サルスベリ)
’라고 부른답니다.
직역을 하자면
‘원숭이’ ‘사루(猿)’
와 동사
‘미끄러지다’ ‘스베루(滑る)
’의 명사형인
‘스베리(滑り)
’를 써서
‘원숭이 미끄럼
’ 정도가 되겠는데요.
출처 : 네이버
‘사루스베리
’는 나무를 보면 아시겠지만, 줄기의 껍질이 벗겨진 것처럼 반질반질하기 때문에
‘원숭이도 나무에서
미끌어질 지경’
이라는
모양에서 붙여진 이름이랍니다.
나무타기가 특기인 원숭이인데도 말이죠.
또한 제 어린 시절 어른들은 이 나무를
‘간지럼 나무
’라 불렀던
기억도 있는데요.
나무의 반질반질한 줄기를 손으로 갈질이면 가지 끝의 이파리가 간지러움을 느껴 섬세하게 흔들린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해요.
‘사루스베리’
는 6월~10월에 걸쳐 피고 있는데요.
일본에서는
꽃잎이 붙어있는 기간이 짧기 때문에
‘나마케모노노키(怠け物の木)
’
즉, ‘
게으른 나무
’라고도 한답니다.
백일동안 피는 이름과는 달리 꽃이 여러 날에 걸쳐 번갈아 피고 져서 오래 피는 것처럼 보인다고 합니다.
그럼 백일동안이나 피는 유래에 대해서
도
소개를
해 볼 텐데요.
“
어느 날 사랑하는 애인에게 백일 후 만나자는 약속을 하고 다시 돌아와 보니,
이미 애인은 저세상 사람이 되어있었고,
그 애인이 묻힌 곳에 ‘사루스베리’ 가 자랐다
”고 하는
슬픈
전설이 있답니다.
일본에서 꽃말은
‘웅변
’과
‘애교
’인데요.
가지 끝에 모여 핀 화려한 모습이 가지를 문지르면 꽃이나 잎이 흔들려 한창
수다스레
이야기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웅변’
이라는 말을,
또는 자신보다 강한 것을 쓰러뜨리는 부드러운 무기가 있어
‘애교’
란 꽃말을 갖게 되었다고 하네요.
일본 사람들에게 이런 코믹한 이름짓기는 이 뿐만이 아닌데요
'쥐약
'
또한
'네꼬 이라즈(猫いらず)' .
즉,
'고양이 필요없음'
이라 말한답니다.
여러분들은 이런 이름 어떻게 생각 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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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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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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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뒤늦은 40대에 일문학 박사 학위를 취득. 현재 일본어 강사로 활동중이며 주로 일본 문학작품 및 영화평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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