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도 길거니와 비가 '하루종일' 많게는 '일주일 내내 쉬지 않고' 내리는 게 특징이랍니다.
때문에 일본인들은 장마기간을 견디기 위한 여러 방법 등을 고안해 내기도 하는데요.
그 중 하나가 ‘테루테루 보우즈(照る照る坊主)’ 랍니다.
‘테루(照る)’는 '빛나다·비치다' 이며, ‘보우즈(坊主)’는 '동자승'으로,
'제발 비를 멎게 해달라'는 염원을 담아, 처마 끝이 흰 헝겊으로 만들어 매달아 놓는 인형을 말한답니다.
비가 그치고 해가 비치길 염원하는 '간절한 마음의 기도'인 셈이지요.
그걸 보여주는 대표적인 영화가 “지금 만나러 갑니다(いま、会いにゆきます)”인데요.
출처 : 네이버(비가 내리기를 기원하는 모습)
영화에서는 ‘비가 오는 계절에 돌아온다’는 말을 남긴 채 세상을 떠난 엄마가 장마철에 다시 나타나 잠시 엄마와의생활을 하게 되는데요.
하지만 비가 멎으면 엄마가 사라질까 두려워 '비가 그치지 않기를 기도'하며 반대로 '인형을 거꾸로 매다'는 장면을 볼수 있는데
이것을 ‘후레후레 보우즈(ふれふれ坊主)’, ‘아메아메 보우즈(あめあめ坊主)’, ‘루테루테 보우즈(るてるて坊主)라고도 한답니다.
아무튼, 긴 장마에 지친 일본인들에게, 하루라도 빨리 장마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서 만들어진 것이 ‘테루테루 보우즈(照る照る坊主)’인데요, 이것을 '똑바로 세운 상태에서 처마 끝 등에 매달면, 내일의 날씨가 개인다'고 하는 것이 일본의 풍습 중 하나랍니다.
지역에 따라 '테레테레 보우즈(てれてれ坊主)', '히요리 보우즈(日和坊主)' 등 이름도 다양한데요.
기원은 확실치 않으나 일본에서는 에도시대에 '종이접기'로 사람모양을 만들어 걸어두던 식이 현재와 같은 인형이 되었다고도 하고, 중국의 ‘사오칭랑(掃晴娘)’의 인형을 만들어 맑은 날을 기원하던 풍습이 일본에 전해졌다는 설도 있으나 정확하진 않다고 하네요.
어찌되었든, 동양권내에서의 풍습은 비슷한 환경으로 인해 서로닮은 것들이 많은 것 같은데요.
출처 : 다음
이 인형에는 무서운 노래가사와 함께 무서운 전설도 함께 한답니다.
장마가 계속되자, 승려가 나타나서 '부처님께 공양'을 하면 비가 멈춘다고 하자, 살길이 막막한 마을주민들이 공양을 했고, 정해진 날까지 비가 멈추지 않자 폭발한 주민들은 그 승려를 잡아 머리에 흰 천을 뒤집어 씌운 뒤 목매달아 죽였다고 합니다. 그러자 거짓말처럼 비가 그치게 되었다는 건데요.
이에 관련된 동요 중에는, “내일 날씨가 맑게 해다오, 만약 날씨가 흐려 울게 된다면, ‘네 목을 싹둑하고 자를 테다(あした天気にしておくれ,それでも曇って泣いたならそなたの首をチョンと切るぞ)”란 3절 가사가 왠지 으스스한 기분이 들게 합니다. 이 동요는 일본의 소설가 '아사하라 로쿠로(浅原六朗, 1895-1977)의 작사라 하는데요.
'나무위키'의 글을 빌리면, "어린아이를 위한 동요인데 왜 3절 가사를 그렇게 했느냐'라고 한 지인이 물어본 바, "어린아이들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잠자리의 목을 떼고, 매미날개를 떼고, 개구리를 괴롭히고, 그런 끔찍한 짓을 하니까 상관없잖아."라고 대답했답니다. 참으로 무책임한 대답이 아닐 수 없겠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