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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미숙 Nov 12. 2023

녹색 신호등을  왜 푸르다고 할까요

<한·일 공통인 푸른 신호등>


  

  언젠가 헷갈리기 쉬운 일본어(이런 단어 우리말로 알고 계셨나요?)를 올린 적이 있었는데요.    

  

어릴 적 크레파스로 그림을 그리며 아름다운 색의 황홀감에 즐거워했 당시,  엄마는 흔치 않았던 2단 크레파스를 사주셨고 그 감사함과 신비로움에 색상 하나하나를 외웠던 기억이 나는군요.


당시 어린 마음에 하늘색소라색은 전혀 다른 색으로, 소라색은 별개의 더 고급스런 색상이라 생각했고 한동안 그렇게만 알고 지냈었답니다.  


그런데 일본어로 소라색이 우리가 말하는 하늘색과 같은 색이란 것을 알고 뭔가 오랫동안 속아왔다는 허탈감을 느낀적이 있었는데요. 

   

일본에서 하늘은 ‘소라(そら·空)’라고 하니, 소라색과 하늘색은 같은 색이었던 거지요.       


 색에 대한 인식이 희박했던 옛날에는 몇가지로 색을 통일해 불렀었고, 현재 색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구분법도 다양해져 있는데요.     


예전의 기본색은 크게 <흑,백,적,청>정도였겠지요. 색을 일본어로 검정 ‘쿠로이(黒い)’, 백 ‘시로이(白い), 빨강 ’아카이(赤い), 파랑 ‘아오이(青い)로 나누어 말하고 있지요.   

   

그것이 시간이 지나면서 ‘파랑, 파랗다’라는 것은 녹색, 초록, 연두색, 물색, 풀색 등으로 세분화 되었고, 그전 까지 파란색 모든 것을 포함하고 있는 색으로 본 것이죠.


결국, '푸르다' '파랗다'는 뿌리가 같다고 볼 수 있는데요.     

때문에 우리가 신호등이 분명 녹색임에도 일본이나 우리는 “파란색 신호등이 켜지면 건너세요.”라는 말을 하고 있지요.   

  

혹시 어린 자녀가 계신분이라면 호기심 많은 아이들의 질문에 대처해야할 상식으로 꼭 알아둬야 할것 같은데요.     


풀’은 푸르다, ‘물’은 묽다, ‘검다’는 까맣다로, 까맣다는 까마귀의 울음소리에서 왔다고 보는 설이 있으며,    

‘푸른 하늘’, ‘푸른 초원’ 등도 ‘푸른’이라는 ‘’에서 나왔다고 하니, 분명 초원의 녹색과 하늘색은 완전히 다르지만 같은 ‘푸른’이라고 표현해 내려져 오고 있었던 것이지요.   

   

파란색에는 ‘새파란 것이 버릇이 없다’라는 ‘젊음’의 의미도 있는데요.     

일본은 녹색이나 초록을 ‘미도리(みどり·緑)’라 하지요.


출처 : 네이버(1엔 동전)


  일본의 1엔 동전에 그려진 파란 싹이 돋은 어린 나뭇가지는 성장해가는 일본을 상징한다고 하는 '어린. 젊음'의 표현으로, 이렇게 연한 녹색 계열도 푸른색의 일부분이기 때문에 ‘젊음’이란 뜻으로 사용하고 있는데요.

(참고로, 1엔의 제작경비는 3엔이나 되며 일본에서는 소비세를 내야하기 때문에 대접받고 있는 동전이랍니다.) 

    

그래서 녹색이나 초록색을 ‘미도리(みどり·緑)’라 하고 사전에도 푸른빛을 미적으로 표현한 말이라고 쓰여 있는데요. 이를 보더라도 푸른색은 모든 초록이나 연두를 비롯해 비슷한 주변 색들을 포용하고 있는 단어라 볼 수 있겠네요.      


우리가 말하는 초록 불을 '푸른 신호등'이라 부르고 있는 것도 이젠 이해가 되셨나요.     

'푸른 신호등'은  한·일 모두의 공통어로 쓰고 있는데요. 말의 어원도 들여다보면 꽤나 흥미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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