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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미숙 Dec 01. 2023

블태기를 극복하는 방법

<블태기는 자식과 같겠지. 가끔 말썽을 부릴테니까>


  처음 올렸던 브런치 글들은 주로 일본문화나 영화에 관한 것들이었다. 그런데 얼마 전 <일본에서 단무지를 두 조각만 주는 이유>란 내 글을 두 곳에서나 도용한 사실을 발견했다.


막상 당하고 보니, 황당함 이란 표현도 아닌, 혼이 나간 알맹이 빠진 껍데기뿐인 내가 존재하고 있다는 느낌이랄까 어쨌든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이상한 감정에 휩싸였다. 때문에 글쓰기에 대한 회의를 잠깐 느낀 것도 사실이다.      


딸아이 말로는 이걸 ‘블태기(블로그 권태기)’라고 한다던가. 권태기란 말을 살짝 바꾼 참으로 애교스런 말이 아닐 수 없었다.      


언어를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신조어는 또 하나의 학습이다. 새로운 어떤 용어가 생길 때마다 고개가 끄덕여지며 사람들의 말 만들기는 가히 천재적이라 생각하며 웃음을 짓곤 했다.    

  


잠깐 동안이나마 스스로의 블태기를 극복하기 위해 우선 서랍 속에 저장해 놓았던 영화 한편을 올리고 힘을 내기로 했다.     


그리고 권태기가 좋은 말이 아니듯이, 블태기를 겪는 좋지 않은 엄마의 모습에 위로의 말을 던진 딸이 생각났다.


자신도 겪어봤지만 다행히 네이버 측에서 빠른 시정을 해줬고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알면서도 퍼가고 몰라서도  퍼가는 세상이니 너무 신경쓰지 마세요.라고 했다. (아직도 내 글은 버젓이 남의 부모 자식으로 입적된 채이다)


  아무튼 그때의 감정은 내 말투를 꼭 따라한 도플갱어처럼 세상에 또 하나의 내가 존재한다는 찜찜한 기분이었다.

출처 : 다음


  몇 년간 논문과 실갱이를 하며 지내왔던 과정을 겪은 탓인지 유난히 논문표절이란 말에 알러지가 심한편이다,


언론에 딸기밭이라 표현했을 정도의 심한 표절로 문제가 됐었던 모 유명인사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했다. 그 표절을 당한 교수는 얼마나 분개하며 살고 있을까. 그 큰 데미지를 입고도 그 충격에 벗어날 가능성은 있기 한걸까. 가능할 것 같지 않은 일이기에 생각만 해도 그에 대한 동정심이 일곤한다.      


좋은 글이기에 퍼가지 않았냐는 위로아닌 위로를 듣기도한다. 좋은 돈을 빼앗꼈다 해도 그런 말을 할수 있을까.


 이런저런 생각으로 잠깐이나마 속이 상했던 마음을 던져버린 지금 새로운 마음으로 자판을 두드리고 있다.



각설하고 블태기를 견뎌내기 위한 방법으로 이제부터 '나에 대한 글'을 써보기로 하겠다.

주로 일본어를 가르치고 있기 때문에 나와 학습자들의 이야기가 될 것이다.

     

어제는 강의를 마치고 오는 길에 차안에서 소통의 유명강사로 알려진 분이 알츠하이머로 의심된다는 소리를 들었다.    

결국, 노령화로 인한 병들이다. 알츠하이머, 루게릭, 파킨슨의 공통점은 진행이 되어감에 따라 모두 하나의  '치매'라는 병으로 귀착됨을 알기에 그 유명강사의 증세가 남의일 같지 않았다.    

  

몇시간 전, 루게릭을 앓다가 세상을 뜬 '스티븐 호킹' 박사의 글을 게재한 참이다.     



다음은 '일에 대한 사랑'과 활력의 글로 포문을 열고 싶다.

오전과 오후로 번갈아 나가는 강의시간은  내게 활력이자 배움의 장이다.

대학생들 상대의 강의보다 또래 장년들의 수업은 더욱 그러하다.    


글을 쓴다는 핑계로 소홀한 수업준비가 되지 않기 위해 일본어 학습자들을 위한 일본 문화나 실컷 배우고도 현지에서 오용하기 쉬운 일본어를 브런치란 공간을 통해 간단하게나마 적어놓고 있다.


알면서도 모를 일본인들의 관습으로 이어져 내려온 일본문화 역시 재미있다.

언어에서 오는 디테일한 그들의 감정선 위에 놓인 그들만의 정서를 영화를 통해 느껴볼 수도 있다.    

  

나는 앞으로도 이렇게 내 일을 사랑하며 글을 통해 좋은 사람들과의 소통을 이어가게 될 것이다.

다른 작가님들의 글을 통해 배움의 장을 확장시키고 나를 성장시킬 것이다.

그 속에서 행복을 찾고 힘을 얻을 것이다.


그리고 딸의 한 마디 말에 힘을 얻는다. “엄마! 브런치 작가님들은 좀 다른 분들이란 거 잘 아시죠?” 

항상 곁에서 응원하는 딸이 있어 행복하다. 내 글을 읽어주는 든든한 사위가 있어 그 또한 행복하다. 감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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