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바자르에서 쫒겨나면서 얻은 커피잔의 교훈

by 커리어그래퍼

터키 출장 두번째 이야기는 한국으로 귀국 전 이스탄불 관광하면서 있었던 경험이었습니다.


이즈밋에서 교육을 마치고 다시 귀국하기 위해 이스탄불로 돌아왔고, 이스탄불 법인의 주재원께서 관광가이드를 자처하셔서 시내 바자르(Bazaar)을 몇군데를 돌면서 로쿰(Turkish Delight) 이라던지 아르간오일 같은 것을 가족/회사 동료들에게 선물하기 위해 사고있었습니다. 여러 나라를 다니 다 보면 특별히 더 장사꾼의 기질이 보이는 나라들이 있습니다. 물론 스테레오타입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들은 어느 나라에 살던 유독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더 가격 흥정이나 협상을 잘하는 것 같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유대인, 인도인, 중국인이 그러 하였는데 터키 상인들도 만만치 않은 사람들이었습니다.


이스탄불 여행해 보신 분은 알겠지만, 바자의 상인들은 기본적으로 장사의 기본 소양인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갖추고 있습니다. 심지어 한 상인이 4~5개국어를 하는 것을 보았고 간단한 한국어도 구사하는 것이었습니다. (이거 비싼데? 라는 말을 못하겠더라구요. 바로 옆에서 안비싸요~라고 대답을 해버려서) 어느 짝퉁 명품 가게에서는 한 상인이 왼쪽에서는 이탈리아 여자 손님들을 이탈리아어로 상대 하면서 오른쪽에는 스페인 고객들을 유창한 스페인어로 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여러 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을 떠나서 장사의 기본을 배웠던 스토리가 있어서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출장 당시 결혼을 준비하고 있어서 신혼집에 보관할 작은 커피잔 세트를 구매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다 어느 가게에서 정말 마음에 쏙 드는 커피잔(찻잔일수도 있습니다만)을 찾았고 내색을 하지 않았지만 저거를 사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가격을 물어보았습니다. "00리라인데 00리라까지는 줄수 있다." (리라는 터키 화폐). 근데 함께 가이드를 자처해주셨던 현지 주재원께서 의욕이 넘치셨는지 제 뒤에 계시다가 상인이 가격을 말하자마자 3분의 1로 낮춰서 불렀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어로 "이런 데서는 가격을 크게 깎고 시작해야해." 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이미 앞서 다른 가게에서 유사한 찻잔에대해 가격을 물어 봤었고, 얼마 정도의 가격이면 충분히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있던 찰 나였기 때문에 고마우면서도 조금 부담스러운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가격흥정을 좋아하지 않지만 한번 하면 제대로 하는데, 그 이야기는 중국 출장 에피소드에서 공유하겠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그 상인이 화를 내면서 격앙된 목소리로, "너희한텐 물건 안판다 그냥 가라."는 겁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장난인 줄 알고 저희도 나가려고 했습니다. 다시 붙잡을 줄 알고 그랬는데 붙잡으려 하지 않는 겁니다. 그래서 다시 그러면 얼마까지 해줄 수 있느냐 라고 물어봤더니, 그 상인의 마지막 한마디를 듣고 저는 포기하고 돌아설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 커피잔은 이걸 만든 사람에게 예의를 가지고 있는 사람만 살 수 있다, 너희는 이걸 살 자격이 없다." 세상에 그냥 커피잔일 뿐인데 살 자격이 없다니요? 제일 마음에 들었던 가게, 그리고 실제론 가격도 다른 가게에 비해 적당 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아무것도 사지 못하고 쫒겨 나왔습니다. 그리고는 비행기를 타러 가야할 시간은 계속 찾아왔고, 저는 결국에 마지막 골목에 있는 가게에서 살 수밖에 없었는데 거기는 정가로 파는 곳이었고 아에 흥정이 되지 않았고 원래 사려고 했던 커피잔 보다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어쩔수 없이 사게 되었습니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저희 집 찬장에 그 커피잔은 있지만 그 커피잔을 볼 때마다 다른 커피잔이 생각나는 것은 어쩔수 없는 것 같습니다. 저희를 쫓아냈던 그 상인은 커피잔을 비싸게 파는게 목적이었을 까요? 여기에서는 어떤 장사의 비법이 숨어있을 까요?


[가게에서 쫓겨 나면서 얻은 교훈]

가치는 뭐니 뭐니 해도 결국 '내가 이걸 왜 사야 하나'에 대한 대답이다: 사실, 장사에서 이 가치라는 것, 고객이 그 제품이나 서비스를 통해 뭔가를 이루고자 할 때 얼마나 지불하고 싶어 하는지와 직결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건 그들의 감정이나 사회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을 포함하는 것이죠. 그 제품이 고객의 무슨 목적을 달성하게 해줄지 이해하고, 그걸 제공할 수 있다면, 고객과 더 깊은 관계를 맺을 수 있고, 그들에게 계속 좋은 경험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저에게 그 커피잔 세트는 흥정을 도와주려고 하셨던 그 주재원분이 느꼈던 가치보다 더 컸던 겁니다. 다른말로 하면 무조건 싸게 사는게 거래의 목적이 아닐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품은 그냥 물건을 파는게 아니라, 스토리를 파는 거다: 제품을 팔 때, 그걸 단순히 물건으로 보지 말고, 그 제품이 가진 이야기를 팔아야 합니다. 예를 들면, 제가 어쩔수 없이 샀던 그 커피잔도 10년 넘게 찬장에 두고 쓰면서 마치 오랫동안 이뤄지지 못한 짝사랑 처럼 10년 동안 가지고 싶었던, 그리고 결국엔 사지 못해서 아직도 후회하는 그런 커피잔이 되어버린 것처럼 말입니다. 스토리를 부여하면 그 제품에 대한 가치도 커지고, 고객도 이 제품에 감정적으로 투자하게 되는 겁니다. 한 때 베스트셀러였던 코너우드먼의 '나는 세계일주로 경제를 배웠다' 라는 책에서 어느 여행자가 모로코 상인에게 양탄자를 구매 후 비싸게 산 것 같아서 환불 했다가 상인에게 양탄자를 만든 사람 스토리를 듣고 다시 더 비싸게 다시 샀다는 유명한 일화도 있습니다. 이처럼, 어떤 고객들에게는 스토리가 중요합니다.



1739516330449?e=1750896000&v=beta&t=Jrgufz8mZ_I_MG4pDwDBmXadZaz5svQPQAT4Q9OGuVg 당시 사고 싶었던 이루지 못한 첫사랑 같은 커피잔은 쫓겨 나느라 사진을 못찍어서 구글에서 가장 비슷한 것으로 찾아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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