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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웨지감자 Jun 02. 2023

대학원생 인터뷰 #5

파워 J의 전략적 대학원 선택

동아리에서 만난 대학 동기는 최근에 대학원에 진학하였다. 누구보다 에너지 넘치는 모습으로 바쁘게 살던 그는 대학원 생활에 만족하고 있을까? 오래간만에 만난 그는 연락을 받은 후 브런치 글들을 거의 다 살펴봤다며 재미있었다는 말로 대화를 시작했다.


날 좋은 어느 오후, 카페에 앉아 인터뷰를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영어이름 '존'과 종교인 불교를 합쳐서 가명을 '부디스트존'으로 표기해 주기를 부탁했다.







감자: 현재 직업이 어떻게 되세요?

부디스트존: 대학원 석사 1학기입니다. 아니 진짜 애기네? 망했다.

감자: 4학기 더 버티거라.

부디스트존: 억겁의 세월을 떠올렸다...


감자: 대학원 전공은 무엇인가요? 간단한 소개 부탁드려요!

부디스트존: 공식적으로는 산업공학인데 실질적으로 하는 건 데이터사이언스에 가깝습니다. 세부 전공으로는 컴퓨터비전을 하고 있어요.

감자: 아직 연구분야 선택 중이신가요?

부디스트존: 큰 줄기 정도 정했어요. 그런데 조금 더 범용적인 걸 하고 싶어서 논문도 읽어보고 고민하는 중입니다. 연구실에서 가장 많이 하는 연구는 이상치 탐지 관련 주제인데, 좀 더 다른 분야에서도 쓰일 수 있는 연구를 하고 싶습니다.

감자: 아직 탐색 중이시군요.

부디스트존: 네 맞아요. 비슷한 분야 연구를 진행하면서 계속 탐색 중입니다.


감자: 전공을 선택한 계기가 있나요?

부디스트존: 저는 전략적으로 대학원을 선택했어요. 군대 전역 후 복학하고 나서 진로고민을 시작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것들과 바라는 미래상을 생각해 봤어요. 우선 제가 서울 토박이라 서울을 벗어나기가 싫더라고요. 그리고 코딩 좋아하고, 신기술 좋아하는 편이고. 저는 또 취미가 많아서 취미생활을 할 수 있는 시간적, 공간적 여유가 되어야 할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종합해 봤을 때 데이터분야에 일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찾아보니 기업에서 석사학위 이상을 주로 요구하더군요. 2년만 버티면 지원 자격이 생기니까 대학원에 진학해서 손해 볼 것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감자: 데이터분야에서도 석사학위를 많이 요구하는군요?

부디스트존: 요구하지 않는 분야에서는 너무 전문성 떨어지고 단순해지더라고요. 뉴스에서 흔히 말하는 인재가 부족하다는 현상은 주로 학사인력보다는 전문가급 석박사가 부족한 거잖아요. 아무튼 저는 한 분야에 깊게 관심 있어서 대학원 진학을 결정하지는 않았어요. 신기술들을 빠르게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 선택했습니다.


감자: 구체적으로 어떤 연구를 진행하고 있나요?

부디스트존: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아직 구체적인 연구분야가 정해지지 않았어요. 그래도 지금 하고 있는 연구에 대해서라도 말씀드리자면, 가볍게 데이터 증강 (augmentation) 연구를 프로젝트성으로 진행하고 있었어요. 생각보다 성능이 좋고 아이디어가 좋아서 논문 쓸 준비 중이에요.

감자: 1학기인데 논문이라니! 완전 엘리트이신데요?

부디스트존: 욕심껏 목표는 내년에 해외학회를 가는 거예요.


감자: 학위과정 중 가장 좋았던 일은 무엇인가요?

부디스트존: 최근에 교수님께서 과제 채점을 저에게 맡기셨어요. 사실 교수님 말씀대로 채점만 하면 되는 거였는데 제가 게재용, 내부용 데이터로 정리해서 보내드렸거든요. 교수님께서 자료를 받으시고 모든 연구실 사람들 앞에서 제가 일머리가 좋다고 칭찬을 해주셨어요. 상사에게서 칭찬 들은 게 처음이라 뿌듯했습니다.


감자: 학위과정 중 가장 힘들었던 일은 무엇인가요?

부디스트존: 아직 유난히 힘들었던 점은 없는데, 일이 많아져서 밀려서 늦게 퇴근하는 게 힘들어요. 그리고 스스로가 아직 아는 게 없다는 게 느껴질 때가 힘들어요. 논문 읽다가 이해를 못 하면... 그리고 잘하는 박사 선배님들 보면서 항상 부족함을 느끼곤 합니다. 대학원 과정에서 힘든 건 디폴트라서 딱히 가장 힘든 건 없네요.

감자: 1학기는 아직 행복할 때죠.


감자: 대학원생이 가장 중요하게 갖추어야 할 자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부디스트존: 시간관리라고 생각합니다. 대학원 생활에서는 해야 할 게 정말 많아요. 개인 공부 이외에도 세미나, 기업 프로젝트 등 남들과 함께 하는 일이 많습니다. 이 타임라인을 잘 맞추고 그 안에서 시간관리를 통해 나만의 워라밸을 찾아야만 롱런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매일 밤새면 건강도 망가지고 롱런하기 힘든 것 같습니다. 저는 일단위, 주단위, 월단위로 투두리스트를 세분화해서 쓰게 되었어요. 나이가 드니까 뇌로는 해야 할 일들이 잘 컨트롤이 안되더라고요.

감자: 원래 MBTI도 J였잖아요.

부디스트존: 그런데 더 J가 되어가고 있어요.


감자: 대학원 연구실 선택할 때 제일 중요한 건 뭐라고 생각하나요?

부디스트존: 기본적으로 실적, 졸업생들의 진로, 연구실 평을 보는데 생각보다 중요한 게 연구실 내부 분위기 같아요. 그런데 이거는 선택할 당시에는 알기 힘들어요. 제가 연구실을 최종적으로 선택할 때는 이 내부 분위기가 컸던 것 같아요. 연구실의 공부하는 분위기가 좋았어요. 새로운 문제가 생겼을 때 자발적으로 스터디도 하거든요. 많이 배워갈 수 있는 곳인 것 같아요.

감자: 내부에서 스터디하는 거 정말 좋네요.

부디스트존: 교수님도 존경스러운 분이에요. 연구실에 사람이 많은 편인데 지도학생들을 관리하고, 개인 일정도 관리하고, 외부미팅도 하고, 가족들도 챙겨야 하는데 그 역할을 전부 잘 수행하십니다.

감자: 이상적인 연구실이네요.

부디스트존: 제가 생각하던 좋은 연구실이 이런 모습이었어요.


감자: 대학원 과정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조언하고 싶다면?

부디스트존: 조사를 많이 하고 던져라. 다양한 선택지를 많이 하고 도전해라. 항상 뒷배를 마련해야 한다. 인생에서 배수진을 치면 그냥 물에 빠지는 것 밖에 안된다.

감자: 역시 계획형 다운 조언이었습니다.


감자: 다시 과거로 돌아가도 대학원 진학을 하실 건가요?

부디스트존: 모르겠네. (고민) 아니다, 할 거 같습니다. 내가 원하는 거 하면서 살려면 대학원을 가야 할 것 같아요.


감자: 10년 후 당신의 모습은 어떨 것 같으세요?

부디스트존: 원하는 모습을 그려보자면, 두 아이의 아빠가 되고 싶어요. 주말에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좋은 가정을 꾸린 아빠가 되는 게 꿈이에요. 저는 낭만이 있습니다.

감자: 여자친구는 없으시고요?

부디스트존: (웃음) 조바심을 갖지 않으려고요. 결국 잘 맞는 사람 한 명만 만나면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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