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권 독서

[일곱살부터 하버드를 준비하라]- 이형철, 조진숙

by 조윤효

가끔 제목이 주는 노골적인 표현이 껄끄러울 때가 있다. 그 직접적인 욕망을 드러내는 표현이 내 안의 것과 같음을 시인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부자가 되는 법, 행복해지는 법, 대화를 잘하는 법 등등 세상에 태어난 모든 책들이 인간의 욕구를 구체적으로 나타내 주고 또한 그것을 얻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인정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은 내 안의 아이를 편안하게 달래주기보다는 감추고 싶어 하는 미성숙의 어른이 여전히 자리를 잡고 있다. 인간으로서 성숙해지는 과정은 장 담그듯 오랜 숙성의 시간과 사색의 빛이 더해져야 맛 좋은 장 같은 성숙한 인간이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책 제목이 마치 7살부터 하버드를 준비해야 하는 극성스러운 부모가 되어야 함을 암시하는 듯해 머뭇거리며 읽기 시작했다. 이형철, 조진숙 부부의 두 아들은 미국에서 매년 남녀 최고의 우수 고등학생에게 주는 대통령상을 각각 4년 차이로 받게 된다. 미국인도 아니고 미국계 한인이 그것도 한 집안에서 두 아이가 나란히 대통령 상을 받기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리고 두 아이 모두 하버드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입학시킨 '부모의 조력자로서의 능력이 대통령 상감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지금쯤은 두 아이 모두 훌륭한 의사가 되어 있을 것이다.


글 중 '부모 자신의 역할을 다른 사람에게 준다는 것은 아이를 더욱 잘 키울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것 같다'라는 말에 공감이 많이 간다. 독서의 중요성을 알지만 부모가 보여 주고 같이 책을 읽는 시간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하는 것보다 독서 논술 학원에 보낸다. 집에서 아이 스스로 공부하는 힘을 갖게 해 주기 위해서는 부모의 남다른 관심과 지혜로움이 필요하다. 하지만, 공부 습관 잡아 주는 공부방에 보내 부모로서 아이를 더 잘 키울 기회를 놓칠 수 있는 우를 범하고 있을 수 있다.


'부모가 게으르면, 아이들도 당연히 게으르다'라는 생각은 곱씹어 봐야 한다. 아이들 교육을 가정의 첫 번째 가치관으로 잡고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온 가족이 함께 공동의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향해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라는 말에 내 생활을 반성해 본다. 아이들과 온전히 집중한다는 의미는 '아이들의 생각과 행동에 부모의 몸과 마음을 온전히 집중하라는 의미이다'라는 말에 나의 저녁 독서 시간을 잘라냈다. 그 시간은 아들과 대화하고 그의 마음을 읽어 내고 서로의 공동 목표를 위해 꾸준하게 즐겁게 노력해야 할 일들을 습관으로 길러 내는 씨앗을 심는 시간으로 정했다. 일명 '아들의 성장 시간'이라 이름 지어 며칠째 몸과 마음을 그와 함께 하고 있다. 씨앗이 세상을 향해 두꺼운 땅의 기운을 뚫고 멋지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관심의 햇살과 꾸준한 사랑과 격려 그리고 가끔 단비 쏟아 주 듯한 칭찬과 보상이 필요할 것이다.


'아이들이 자랄수록 부모의 관심 또한 많아져야만 아이와 부모가 함께 호흡할 수 있다.'라는 말에 우리의 사회적 분위기를 생각해 보았다. 유아기에 보인 교육열은 초등학교와 중학교 그리고 고등학교로 올라갈수록 점점 빛이 바래진다. 부모의 힘보다는 타인의 힘을 빌리는 쉬운 선택을 하는 것은 아이를 더욱 잘 키울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는 것일 수 있다. 부족해도 부모가 최고의 스승일 수 있다. 그들의 말처럼 아이를 키우며 진정한 어른이 되어가는 것이다. 아이가 성장하듯이 부모도 함께 성장하는 것이다. 또한 '공부와 노는 것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삶에서 중요한 일 임을 아이들 스스로 깨닫게 될 것이다'라는 말에 공감이 많이 간다. 부모의 삶을 내어 주어야 한다.


책을 읽으면서 하버드 대학을 포함한 미국 명문대학들이 원하는 인재상을 알 것 같다. '사회를 위해 봉사 가고 인류의 공영에 기여하며, 나라와 세계를 이끄는 인재'를 키우고자 하는 것이다. 세계 상위 1%를 키워내는 미국의 사회적인 분위기를 닮은 인재들이 세계의 부를 이끌고 남다른 기부를 할 수 있는 인품의 사람들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하버드는 단지 공부만 잘하는 학생을 뽑지 않는다. SAT와 ACT 입학시험뿐만 아니라 지도력, 봉사 활동, 과외활동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한다. 특히, 음악이나 체육은 남보다 뛰어나야 한다. 그들의 첫째 아들은 피아노를 잘 치는데 다른 피아노를 잘 치는 경쟁자들이 많아 트럼펫을 추가로 배웠다고 한다. 둘째, 윤호는 바이올린 연주로 청소년 관현악단에 들어가 매주 토요일마다 4시간씩 연습하는 생활을 해간다.


꾸준하게 한 가지 운동을 잘할 수 있도록 부모가 가이드가 되어 준 부분은 대단하다. 두 아이 모두 매일 2시간씩 수영을 할 수 있는 생활 패턴을 갖고 있었다. 큰 아이 윤태는 일요일에는 양로원에 가서 자원봉사자로 일을 오랫동안 해왔다.


아이들의 삶이 무지개 빛깔처럼 화사하다. 삶을 누릴 수 있는 능력을 어려서부터 길러 내고 있었던 것이다. 음악과 운동 그리고 독서와 글쓰기가 생활 속에 깊숙한 패턴이 되어 그들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방법을 알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7살부터 준비한다'라고 한 것 같다. 책을 읽고 일기를 쓰고 악기를 다루고 심신을 단련해 주는 운동을 꾸준히 하기 위해서는 어려서부터 시작하면 그 모든 것들이 쉬워지고 실력 또한 수준급 이상으로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 같다.


가끔 아들이 들려주는 이루마의 'Kiss the rain' 음악을 들으며 지속적으로 음악을 할 수 있게 한 나의 선택에 만족감이 든다. 하지만, 지금 부터라도 꾸준하게 할 수 있는 운동을 함께 찾고 시작해야 한다. 가족회의 시간에 의논할 항목으로 기록해 두었다.


삶의 색을 다채롭게 해야 한다. 그래야 우울한 빛이 스며들 수가 없을 것이다. 현재에 집중하되 미래를 대비하는 여유까지 가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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