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스토 텔레스의 정치학]- 유원기
고전을 읽어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가끔씩 읽는다. 아리스토 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을 읽다가 지루해 화장실로 자천시킨 후 몇 주 만에 읽었었다. 양치질만 하면 1~2분 정도만 걸리지만 책을 읽으면서 양치를 하면 적어도 3~5분 정도 걸린다. 그래서 책도 읽고 양지질도 잘하고 일석 이조의 효과가 있다. <니코마코스 윤리학>은 읽고 나서도 핵심이 잘 파악이 되지 않았지만 이번 책은 아리스토 펠레스의 <정치학>을 유원기 작가의 글솜씨로 접하다 보니 쉽게 읽힌다. 특히 주니어를 대상으로 썼기 때문에 더 쉬웠을 것이다. 그래서 어려운 고전은 주니어 버전을 읽고 나서 접하면 이해하기 쉽다고 하는 것 같다.
아리스토 텔레스는 아리스토스(aristos) 즉, '가장 좋은'이라는 뜻과 텔레스(telos)의 '목적'이라는 단어를 조합한 이름이다. '가장 좋은 목적'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2400년 전의 그의 사상을 만난다는 건 큰 인연이고 복인 것 같다. 14세기에 단테가 이라스토 텔레스를 두고 '지식인의 스승'이라고 했다고 하는데 그럴만하다.
아리스토 텔레스 정치학에서는 '인간이 한 평생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라는 질문을 한다. 그에 대한 답으로 '행복을 위해 살아간다.'라고 한다. 개인의 행복은 국가라는 공동체 안에서 추구된다고 한다. 그래서 모든 구성원들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국가의 체제와 조건에 관한 논의를 담은 책이 '정치학'이다.
개인의 목적보다는 국가를 위한 목적이 더 좋고 신성하다. 이유는 더 많은 사람에게 이롭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리스토 텔레스의 스승인 플라톤과의 사상의 차이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준다. 플라톤의 사상이 이상적이라면 아리스토 텔레스의 사상은 현실적이다.
아리스토 텔레스는 모든 사물에는 본성이 있다고 봤다. 그 본성이란 각 사물이 지닌 궁극적인 목적이라는 말과 동일시하는데 식물, 동물, 인간 각각에 영혼이 있다고 주장한다. 단지, 영양 섭취 능력을 각각 가지고 있지만 인간은 이성 능력이라는 영혼을 하나 더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인간다운 삶은 인간이 지닌 모든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며, 또한 그렇게 함으로써 행복에 이르는 삶이다. 따라서 모든 공동체가 선을 목적으로 한다는 것은 결국 모든 공동체가 그 구성원들이 행복을 목적으로 한다는 말로 이해되다." 인간이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으로 지성의 탁월성과 성품의 탁월성을 이야기한다. 지성의 탁월성은 배움을 통해 얻을 수 있고, 성품의 탁월성은 습관에 의해 얻을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본문 중 '우리가 행복을 획득하려면 적절한 교육과 훈련을 통해 성품의 탁월성을 먼저 획득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라고 한다.
플라톤의 교육관과 아리스토 텔레스의 교육관의 차이를 통한 설명이 명쾌하다. 플라톤은 여성과 남성의 정치적, 사회적 동등을 전제로 공동 육아를 주장했다면 아리스토 텔레스는 여자와 남자의 차별성을 인정한다. 하지만 여성의 교육을 강조한 아리스토 텔레스는 가정교육의 방향을 설명한다. 특히, 부인에게 재산을 상속한 그의 사상은 차이를 당연시 하지만 차별은 만들지 않는 사상이다. 또한 가정을 관리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재산을 획득하고 축적하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아리스토 텔레스는 이야기한다. 최소한의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되고 여유를 갖게 된 뒤에야 철학적인 삶이 가능하다. 먹고 마시는 신체적인 욕구에 얽매여 사는 감각적인 삶보다는 세상의 근본적인 원리에 대해 생각하는 철학적 삶이 보다 더 바람직하고 보람된 삶이라고 이야기한다. 2400년 전에 이런 생각을 가질 수 있었다니 지식의 스승이라 불릴 만한 자격이 충분한 사람이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 , '사람답게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질문을 던지고 그가 생각하는 답을 안내해준다. 사람답게 산다는 것은 자신이 가진 모든 능력을 최대한 발취하는 중용의 삶을 사는 것이다. 중용의 삶은 적당히 사는 것이 아니라 최선을 다하면서 사는 것이다.
욕망을 억제하기 위해 국가는 적절한 법률이 필요 한데 이는 사람들의 교육이 필요한 이유가 된다. 재산의 균등화를 위해서는 교육의 균등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플라톤은 철학가가 왕이 되어 통치하는 정치 체제와 공동 육아를 통한 차별적 인재 양성을 이야기한다. 반면, 아리스토 텔레스는 국가 통치의 방식은 다양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군주제, 귀족제, 폴리 데이 아제를 통한 이상적 정치 방식을 소개한다. 군주제는 뛰어난 군주 한 명이 나라를 운영하되 공적인 이익을 위해 일하는 체제다. 귀족제는 뛰어난 몇 명의 부유한 사람이 나라를 운영하는 방식이며 폴리 데이 아제는 가난한 다수가 나라를 운영하는 방식이다. 반면, 위의 3가 가지 형태의 나라가 공익을 대변한다면 개인의 이익을 위한 정치 형태인 참주제(1인 독재), 과두제(부자들의 이익을 보장) 그리고 민중제(부당한 대우에 대한 반발로 대항하여 생길 수 있는 제도)를 소개한다.
국민을 행복하게 만드는 정치체제가 바로 좋은 정치 체계이다. 개인은 탁월성을 배움으로써 행복해질 수 있으므로 법률을 만드는 입법자는 국민이 탁월성을 배울 수 있는 법을 만듦으로써 그들이 행복을 추구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모든 사람은 비슷한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모두에게 균등한 교육의 기회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생각하는 교육이념은 조기 교육, 평등한 교육 기회 그리고 공교육이다. 교육은 단순히 미래에 직업을 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인성을 함양하고 신체를 단련하여 궁극적으로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한 것이다'라고 주장한다.
읽기, 쓰기 교육은 실질적 유용성과 실용성을 위한 교육이고, 지성적인 즐거움을 누리는데 필요한 음악 교육을 시켜야 하고, 물리적으로 아름다운 것들을 관찰하거나 아름다움 자체를 성찰하는 여가를 누릴 수 있는 미술 교육 그리고 체력훈련을 통한 건강관리 교육도 중요시한다. 이 시대의 올바른 인간교육의 기본을 꿰뚫고 있었다는 사실이 놀랍다. 특히, 청소년들에게 대학입시로 인해 빼앗긴 음악, 미술 그리고 체육 수업을 돌려주어야 한다. 삶의 즐거움을 누리고 아름다운 것들을 관찰할 수 있는 건강한 정신과 체력이 보다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자 뿌리가 되어 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부딪치는 많은 선택의 순간에 성품의 탁월성을 발휘하여 중용의 선택을 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행복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탁월성을 추구하는 삶으로 내 한계의 높이를 올려 보는 것이다. 끊임없는 배움을 통해 지성의 탁월성을 추구하며 생활에 실천할 수 있는 활동들을 습관화하고 인품을 갈고닦아 성품의 탁월성을 추구하는 삶이 존재의 이유이자 행복을 온몸으로 만끽할 수 있는 근원이 될 것이다.
시대에 맞는 정치체계가 필요할 것 같다. 고도의 성장으로 인해 사람들의 욕구는 다양해졌고, 삶의 양보다는 질을 추구하는 시대에 우리는 어떤 리더를 필요로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본다. 내년이면 대선이다. 국민의 행복할 권리를 제대로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는 인물이 리더기 되기를 희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