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는 책에 따라 가끔 이상적인 생각으로 현실과 동떨어지는 나를 발견한다. tbs 교통 방송 아나운서 정은길 씨가 쓴 책은 이상 쪽에 있는 나의 시선을 현실이라는 생활 속의 발을 인식하게 해 준다. 책을 읽으면서 '똑순이'라는 인물이 떠 올랐다. 대학생활이 한창인 조카 연수와 막 사회에 뛰어든 조카 주영이가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삶의 뒤로 잠깐 돌아가 지금의 내가 과거의 나를 만나 수 있다면 전해 주고 싶은 책이기도 하다. 생각의 초점을 조금만 바꿔도 생활이 편해질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책이다.
재테크는 공부해야 하는 분야이고, 뭔가 남다른 행동을 해야 한다는 착각을 없애주는 책이다. 생활 재테크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를 통해 자신에게 맞는 재테크를 스스로 만들어 낸 그녀의 야무진 생활을 느낄 수 있었다. 재테크를 다르게 보는 눈을 준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곧바로 실천하기 쉬운 즐거운 생활 습관과 연결시켜 생활의 현명함까지 덤으로 준다. 읽으면서 법정 스님의 무소유가 떠올랐다. 무소유란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내게 필요하지 않은 것을 소유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집안 가득한 물건을 둘러보며 생각에 잠긴다. 지구별에 여행 왔다는 기분으로 살아가야지라고..... 너무 많은 물건은 사람의 힘을 뺀다.
재테크는 지식이 아니라 실천이요 생활이라는 말에 공감이 간다. 내게 필요하지 않은 것을 소유하지 않으면서 적게 벌어도 잘 살 수 있는 법을 알아야 하는 것이다. 생활 재테크의 핵심인 '절약과 저축'이라는 말은 왠지 고리타분한 논리로 보인다. 하지만, '사람들은 기본기를 위한 시간을 무척이나 지루해한다.'라는 저자의 말에 재테크의 기본인 절약과 저축을 잘 참아 내지 못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작은 돈을 사랑하지 않고 큰돈을 벌 수 없다는 누군가의 말이 떠오른다. 큰돈의 자식인 작은 돈을 함부로 대하면 부모 같은 큰돈은 사랑하는 자기 자식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에게 절대 호의적일 수 없다.
책은 삶의 태도 점검, 푼돈으로 큰돈 만들기, 유혹 물리치기 그리고 배우자와 함께 꿈꾸고 같이 모으라는 그녀의 경험담을 쏟아내며 현실감 부족한 우리들에게 야무진 실천방안을 제시한다. 사람들이 돈을 잘 모으지 못하는 이유가 방법을 몰라서가 아니라 이유가 부족해서라는 말에 공감이 간다. 생활 속 재테크의 성공 여부는 지속성인데 그 지속성을 위해서는 분명한 이유가 필요하다. 그녀처럼 20대에 자신의 집을 소유하기나 결혼 후 2년 만에 아프트 대출금 모두 갚기 그리고 1년간 부부 세계 여행하기 위한 자금 마련 같은 명확한 목표와 그곳에 도달하기 위한 구체적 방식을 스스로 만들고 지켜나가면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녀의 생활 재테크의 6가지 원칙은 다음과 같다. 확실한 목표 정하기, 우선순위 두기, 비용절감 실천하기, 남의 돈도 아까워 하기, 가치 있게 살기, 꾸준히 관리하기이다. 각각의 원칙에 대한 그녀의 경험담들은 같은 시간을 살아가도 어떤 생각으로 살아가느냐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 준다.
중학교 때부터 용돈을 통장 이체로 받은 그녀는 돈은 꼭 필요한 곳에 써야 한다는 의식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 같다. 숫자로 기록된 자신의 자산이 필요하지 않은 물건들을 구입함으로써 숫자는 사라지고 물건의 가치도 떨어지는 것을 깨달은 것 같다. 중학교부터 대학 들어가지 전까지 용돈으로 700만 원을 모아본 경험은 푼돈이 어떻게 목돈이 되고 그 힘이 자신의 자립감에 힘을 준다는 것을 일찍 깨닫게 해 준 것 같다. 어학연수 또한 그녀가 오랜 시간 모아둔 돈을 자기 계발이라는 명목으로 없애기보다는 최대한 절약하면서 돈을 쓰는 어학연수가 아니라 돈을 벌어가면서 하는 어학연수를 찾아낸 것이다. 현지에 직접 가서 저렴한 가격의 어학코스를 찾아 등록하고 Tesol(영어를 외국어로 배우는 이들을 위한 교수 방법에 대한 자격증)까지 얻는다. 그리고 가방 매장에서 정직원으로 일하면서 어학연수를 한 그녀의 통장 잔고는 그 액수를 지킬 수 있게 도와준다. 돈도 남고 경험도 남고 언어도 남는 1석 3조의 효과를 본 것이다. 저비용 고효율 어학연수의 목적으로 간 어학연수는 무비용 고효율로 그녀 삶에 또 하나의 자신감을 더해 준 것 같다. 성장하면서 얻어가는 자신감은 삶의 기둥을 튼튼하게 만들어 준다. 기둥이 튼튼한 인생은 예고 없이 다가오는 삶의 역경 앞에서도 절대 무너지지 않을 힘을 준다.
큰돈을 모으기 위해서는 장기(7년), 중기(3~5년), 단기(1년) 간의 여러 개의 통장 분산의 유리한 점을 이야기한다. 이 부분은 내 삶에 적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주의할 점도 이야기한다. 돈에 대한 집착이 돈을 모으는 목적 자체를 잊게 할 수 도 있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을 위해 돈을 쓰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 '돈을 아끼는 것에만 익숙하지, 돈을 쓰는 일은 영 불편하고 어색하기만 하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자신에게 쓸 돈을 아껴 남을 위해 쓰지만 돈에 집착하는 사람은 남에게 쓰는 돈을 모조리 아깝다고 여긴다.'라고 한다. 지나친 목적 중심이 그 과정 속에서 사람을 잃을 수 있다. 돈은 결국 가치 있게 쓰기 위해 버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인간의 탐욕은 끝이 없다. 하지만, 타인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돈은 삶을 풍요롭게 한다. 벌고 모으는 것에 가치 있게 쓰는 것 까지를 알아야 진정한 부자가 된다.
한때는 명절 때마다 6명의 조카들과 양부모님 용돈 그리고 조상님 상차림이 버거울 때가 있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평소에 현금이 생기면 따로 모아 두었다. 그리고 그것은 가족을 위해 써야 하는 돈이라 명시해 두고 명절이나 조카들이 왔을 때 망설이지 않고 줄 수 있어서 좋았다. 돈은 모으기 위한 것과 쓰기 위한 것이 잘 구분되어야 한다. 그래야 삶이 단순해진다.
그녀의 업무상 쉽게 사치에 물들 수 있는 환경이지만 똑순이답게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이고, 그것을 위해 어떤 방식이 최상인지를 생각하는 지혜가 아름답다. 옷에 대한 그녀의 생각은 본받을 만하다. 유행에 맞는 옷을 구비하느라 돈을 쓰기보다는 어떤 옷을 입어도 예쁠 몸을 만든다고 생각한다면 일석 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취미로 옷을 만들어 입어 보고, 같은 방송국 선배들에게 8벌이나 팔았다는 말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상 협찬을 받을 만큼 인지도가 없지만 용감하게 의류 매장이나 업체에 직접 전화를 걸어 협찬을 얻어내는 배짱도 예쁘게 보인다.
삶을 자신의 배움과 성장의 공간이라 생각한 다면, 주위의 모든 환경을 자신의 성장을 위해 쓰는 도구로 쓰는 것이다. 다음으로 해야 할 구체적인 행동도 쉽게 만들어 갈 수 있을 것 같다. 돈을 써서 쉽게 이루려 하지 말고 과정도 또 다른 성장이 될 수 있도록 하는 현명함이 중요하다. 운동할 시간이 나지 않으면 회사까지 걸어가는 루트를 만들고, 집안 청도를 헬스장 삼아 스스로 근육을 의식한다면 그것도 제법 운동효과가 있다. 옷장에 옷이 없다고 느껴진다면 그 옷들을 예쁘게 담아낼 내 몸을 만들어 보자고 생각해 보자. 돈을 써서 욕구를 충족하기보다는 돈이 없어도 내 욕구를 충족하되 이왕이면 그것을 얻기 위한 방법도 내게 도움이 되는 생활로 만들어 보는 지혜가 삶을 더욱 편안한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여유를 줄 것 같다.
비싼 야채 때문에 베란다에 상추, 바즐, 새싹들을 심어 직접 재배해서 먹었다고 하니 건강과 절약 그리고 소소한 기쁨을 스스로 만들어 낼 수 있는 그녀 만의 힘이 보였다. 돈을 써서 쉽게 얻기보다는 조금 귀찮은 행동을 선택하는 습관이 보기 좋다. 특히, 냉장고에 들어 있는 음식을 포스트에 기록해 두는 습관은 인상 깊다. 냉장고 문을 열지 않아도 되고, 몰라서 버려지는 식재료가 사라진다는 생활의 팁은 바로 따라 했다. 그녀처럼 냉장고 속의 재료와 다 떨어져서 사야 하는 식재료 그리고 그것을 가지고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음식을 기록해 두면 첫째, 시간이 절약되고 둘째, 버려지는 음식이 적어 마트에 가는 횟수가 줄어들 것 같다. 결국, 사지 않아도 될 물건들을 나도 모르게 카트에 넣을 염려가 없어질 것 같다.
더 많은 돈을 필요로 하는 생활 시스템을 없애는 게 돈을 버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인생이라는 각 장의 글들을 차분하게 읽어 나가기 위해서는 마음의 여유가 필요하다. 없으면 안 될 것 같은 조급한 마음은 자칫 우리의 눈을 말의 눈 가리게 처럼 앞만 보고 맹목적으로 달려가게 만들 수 있다. 그 지나간 풍경을 다 갖추고 나서 다시 보고 싶어도 되돌릴 수 없다. 생활 재테크의 핵심은 불필요한 것들에서 자유로워져 하고, 생활 곳곳에서 나의 가치를 빛낼 수 있는 활동들을 자연스럽게 저축하는 것이다. 각자의 방식으로 생활과 내 개인의 성장을 습관으로 만들어 가다 보면 어느덧 그녀처럼 통장에 돈이 쌓여갈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