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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윤효 Sep 05. 2022

하루 한 권 독서

[하나를 비우니 모든 게 달라졌다]-이초아

삶의 간소화. 정말 필요한 요소다. 소유한 물건들이 에너지와 시간을 뺏았는 일상인지 주기적으로 점검이 필요하다. 미니멀 라이프라는 그 간소함의 법칙을 내 것 화 시켜 생활화시키기 위해서는 잊어질 만할 때 다시 관련 주제의 책을 읽는 것이다. 저자에게  미니멀 라이프는  삶에 집중하고 자신이 가진 역량을 키우게 해 준 지혜로운 생활 철학을 발견하게 해 준 개념같다. 2년에 한 번씩 이사하는 군인 남편과 세명의 남자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주부 개인만의 시간을 만들어 내기에는 상당한 내공이 필요할 환경이다. 하지만, 그녀는 그녀 만의 생활 스타일을 찾아 실천했고, 자신의 삶을 누리고 있는 것 같다.


 우리 집 화장실에 꽂아 둔 도미니크 로로의 책 <심플하게 산다>라는 책이 나처럼 저자에게도 삶의 철학을 만들어 가는데 도움을 준 것 같다. 미니멀 라이프에서 중요한 것은 미니멀이 아니라 라이프라는 저자의 말에 다시 한번 내 생활 속 물건들을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가 일상의 공간에 초대한 물건들을 잘 정리하는 방법들이 소개되어 있다. 단지, 습관화시키는 과정을 잘 이해하면 될 듯하다. 미니멀 라이프를 통해 청소가 편해지고, 시간을 벌고 돈이 절약되는 다양한 장점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는 저자의 글력은 마치 오랫동안 알고 지내온 친구와 편안하게 이야기하는 느낌이다.


 책을 읽다가 화장대에 있는 마지막 샘플 화장품들을 버렸다. 여행이나 시골 부모님 댁에 갈 때 유용하게 쓰일 것 같아 지난번에 읽은 도미니크 로로 때 상당 부분 버리고 선별해서 다시 화장대에 둔 제품들이었다. 그것 마저도 이번에 버렸다. 버릴 물건과 남길 물건을 정하는 기준으로 정리 컨설턴트 곤도 마리에의 '설렘'이라는 단어 기준이 색다르다. 물건에 설렘이라는 감정을 붙여 본 지 얼마만인가. 설렐만한 물건을 구매하고 그들과 함께 걸어가는 게 삶이다. 이번 주는 내가 가진 물건에 설렘이라는 단어를 씌워 보는 주간으로 가져야겠다. 물건을 소중하게 다루고 불필요한 물건으로 내 삶의 영역이 복잡해지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한 일상의 기술이다.


 화장품을 단순하게 쓰라는 말은 공감이 간다. 도미니크 로로가 추천했던 오일 하나만 써도 충분하다는 말에 몇 달간 써 오고 있는데 오히려 피부가 가벼워지고 맑아지는 느낌이 든다. 화장품 사용에 대한 기준이 내 생각이 아니라 화장품 회사들이 만들어 낸 상업적 광고에 의한 타인의 생각이었음을 이제야 알 것 같다.


그녀의 글 중 가장 공감하는 것 중 하나가 환경을 위해 플라스틱이나 일회용 비닐을 생활 속에서 자제하는 모습이다. 큰일로 세상을 바꾸기보다는 작은 일상에서 내가 실천할 수 있는 일로 하나씩 해나가야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플라스틱 용기 대신에 유리나 스탠 그릇을 사용하고 플라스틱 칫솔 대신에 대나무 칫솔을 사용하는 저자의 일상을 보고 장바구니에 대나무 칫솔을 넣어 두었다. 미세한 플라스틱 입자들이 하수구를 타고 강과 바다에 쌓여 수많은 생물의 생명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한다. 결국, 우리가 바다에 살고 있는 생선을 먹게 되니 내가 버린 쓰레기가 내 몸속으로 들어와 수년이 지난 후 나를 병들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돌고 도는 게 환경문제이다. 지금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아무 문제가 없는 게 아니다. 플라스틱 개발 후 아직까지 썩은 플라스틱이 없다고 생각하니 지구촌이 서서히 쓰레기화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된다.


 미니멀 라이프란 무조건 버리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비움이라 이야기하는 저자의 생각에도 공감이 간다. 내 생활의 간소화를 위해 무조건 환경 쓰레기를 밖으로 배출하는 게 아니라 내게 필요 없는 물건이지만 필요한 사람들에게 인연을 맺게 해주는 생활 실천도 배울 점이다. 책, 옷, 신발, 가방 등을 무조건 버리기보다는 제3국에 기부를 통해 나눔을 실천하는 저자의 모습도 배울 점이다. 주부가 슬기로워야 집안이 편하다는 옛 어르신들의 말씀이 이해가 된다.


 살림을 루틴화 해서 일상의 집안일들에 드는 시간과 에너지를 자신의 성장을 위해 쓰는 저자의 생활 아이디어도 본받을 만하다. 매월 1일은 생필품을 교체하고, 양치하고 나서는 바로 화장실 세면대를 청소하고, 몸을 씻고 난 후 화장실 바닥을 바로 청소해 버리며 설거지한 후 싱크볼 안까지 큰 그릇이라 생각하고 씻어 두는 지혜는 생활 속 때를 지우기 위해 작심하고 대청소하는 번거로움이 사라진다. 특히, 옷을 50벌로 제한하고 한 옷장에 두고 계절에 따라 상자에 넣었다가 빼는 에너지를 줄이는 부분에 있어서는 나와 비슷한 부분이다. 계절마다 옷을 바꿔야 하는 게 생각보다 귀찮고 에너지를 뺏는 부분이 많다. 옷장 한 곳에 사계절 옷이 모여 있으니 따로 옷 정리할 필요가 없고, 한눈에 다 보이는 옷이라 입지 않는 옷이 적다. 물건도 생명이 있다. 아끼고 잘 써주면 그 물건의 긍정 에너지가 내 삶의 에너지를 더 밝고 명랑하게 해줄 것 같다. 가끔 냉장고나 오븐을 물걸레로 닦으면서 나도 모르게 감사의 표현을 하게 된다. 나와 인연을 맺고 내 생활을 편하게 해주는 열 일하는 물건들에게 감사를 표현하면 손끝에 정성이 묻어난다.


 삶을 누리고 있는지 아니면 삶에 쫓겨 사는지 늘 생각해 봐야 한다. 일상의 여유로움은 스스로 만들어 내는 것 같다. 단, 10분이라도 600초라는 숫자로 바꾸어 생각하면 그 시간의 길이를 엿가락처럼 길게 늘여 쓸 수 있다. 짧지만 길 수 있는 생활의 시간을 온전히 나의 삶으로 바꾸기 위해서 선행되어야 할게 삶의 간소화이다. 그래야 내가 보이고 내 시간이 보이고 내 삶이 보이는 것이다. 미니멀 라이프가 단지 버림이 아니라 비움이라는 저자의 말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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